[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 한국은 난파선으로 비유된 엘리트 체육의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다만 영광 뒤 민낯도 드러났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상 관리, 훈련 방식 등을 공개 비판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국제 기준과 맞지 않는 국내 대회 체급 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한 복싱 여자 동메달리스트 임애지 등을 통해 각종 체육 단체의 행정 시스템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게 많다. 특히 2020년 체육계 불공정 타파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둔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을 더욱더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스포츠윤리센터의 사건 처리 기한(150일) 내 처리율은 47.7%에 불과했다. 윤리센터가 징계를 요구한 340건 중 실제 체육단체에서 징계가 이뤄진 비율 역시 59%에 그쳤다. 중징계를 요구한 28건 중 39%인 11건은 경징계다. 또 윤리센터가 처리한 사건 1682건 중 57%인 958건이 각하됐다. 신고인의 취하한 것도 존재하나, 협회 또는 소속팀의 압력이 작용한 사례도 있으리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7월 고 최숙현 4주기 기일 당시 아버지인 최영희 씨는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 숙현이도 스포츠윤리센터가 다른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걸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센터 덕분에 체육계에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아직 실질적 권한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여전히 각종 체육단체의 행정과 지배구조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다. 실제 윤리센터가 설립 취지를 살리려면 조사권 강화부터 외부 영향을 차단할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견해다 따르는 이유다.

안세영 사태만 하더라도 각 단체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있으나 실질적 해결과 미래 지향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제대로 된 기능을 하는지엔 물음표가 따른다. 형식적 또는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이들도 많다.

한편, 윤리센터는 전지훈련비를 횡령한 A광역시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지도자 B씨를 수사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윤리센터는 지난 7월12일 제7차 심의위원회에서 B씨가 전지훈련비, 대회 참가비 등을 업무상 횡령한 혐의 등을 인정해 수사 의뢰하고 징계·감사 요청을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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