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무슨 일이든 가능한 스토브리그다. 영구결번을 바라보던 선수의 유니폼이 바뀌는 일도 이따금 일어난다. 그만큼 치열하다. 잡아두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가 무자비하게 돈다발을 던진다. 오는 11월 스토브리그도 비슷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잔류가 당연한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어로 KT 엄상백과 심우준, LG 최원태, 롯데 김원중 등이 언급됐다. 하지만 또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지방 A팀이 SSG 최정(37)을 영입 대상에 넣었다는 얘기가 돈다.

야구계 핵심 관계자는 “A구단이 최정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듬해 큰 폭의 성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즉 인천 야구 최고 타자이자 SSG 얼굴인 최정을 놓고 복수 구단이 영입 경쟁에 임할 수 있다.

인천 프랜차이즈 색깔이 강한 최정이다. 지난 두 번의 FA 협상에서도 일찍이 잔류에 무게를 뒀다. SK 시절이었던 2014년 겨울 4년 최대 86억원, 2018년 겨울에는 6년 최대 106억원에 계약했다. 다른 팀과 이렇다 할 협상 테이블도 차리지 않았다. 원클럽맨에 목표를 뒀고 협상 과정도 길지 않았다. SK의 파격 대우에 최정도 빠르게 응답했다.

이번에도 SSG와 FA 계약을 맺으면 원클럽맨 확정이다. 500홈런을 바라보는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타자가 처음부터 마지막을 인천에서 보낸다. 최정의 등번호 14번도 영원히 인천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100% 장담할 수는 없다. 2021년 겨울 나성범도 그랬다. 모두 NC 첫 영구결번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NC가 나성범을 두고 산정한 금액 이상을 제시했다. 그렇게 나성범의 마음이 움직였다. KIA의 적극성이 대반전을 일으켰다. 당시 KIA는 나성범만 바라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나성범에게 ‘올인’했다.

최정의 타 구단 이적도 마냥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일단 가치가 높다. 올시즌에도 벌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어느 팀에서든 중심 타선에 자리해 팀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계약 규모 산정이 쉽지는 않다. 나이가 그렇다. 만 37세. 이듬해 만 38세 시즌을 마주한다. 30대 초반이었다면 100억원 규모 계약이 당연하다. 그런데 30대 후반이라 앞으로 얼마나 더 전성기를 보낼지 예상하기 어렵다.

만일 최정이 최형우처럼 전성기를 길게 이어가면 계약 규모는 문제가 아니다. 3루수라 내야수로서 가치도 높다. 동시에 반대의 경우도 머릿속에 넣어야 한다. 최정보다 한 살 많은 박병호와 오재일은 몇 년 전부터 하향곡선을 그렸다. 최정도 몇 년 안으로 이들과 비슷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결국 계약 규모가 답이 될 것이다. 타 구단이 아무리 큰 금액을 제시해도 SSG가 이에 맞추거나 오히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잔류 가능성이 높다. 명분과 실리를 두루 챙긴다.

그래서 최대어가 될 수 있다. 경쟁이 붙으면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최정이 만 37세 FA 최고 금액 경신. 더불어 2025 FA 최고액을 기록할 확률도 올라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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