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은 여타 경주처럼 얼마나 그 선수의 기량이 우수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서는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다. 그 반대로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서는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

[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경륜은 같은 자전거를 타고 속도를 겨룬다.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생각하기 쉽지만, 엄연히 전법이 존재한다. 경륜에는 ‘인오술오(人五術五)’ 또는 ‘인칠술삼(人七術三)’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다릿심이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상대나 상황에 맞는 전법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경륜이 여타 다른 종목과 가장 차별되는 전술이 있다면 바로 ‘마크’ 전법이다. 경륜은 종렬(긴 띠 모양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경주에서 대열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공기의 저항 등으로 뒤를 따라오는 선수에 비해 약 30% 정도의 힘을 더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승 후보의 뒤를 바짝 잘 추격한다면 힘이 30%가 부족하더라도, 적어도 후순위는 차지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전법을 ‘마크’라고 한다.

폭발적인 다릿심을 자랑하며 시원하게 경주를 주도하는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경주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호쾌함을 선사한다면, 상대의 뒤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마크 후 추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매력도 있다. 마크 전법을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자전거 조종술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선행하는 선수의 뒤를 지켜내지 못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주무기인 강자들 역시 마크 전법은 필요하다. 경륜 선수들은 경주 출전을 위해 입소를 하게 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매일 경주를 치른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선행과 젖히기만 고수하다 보면 금, 토, 일요일 경주 중에서 가장 큰 상금이 걸려있는 일요일 경주에서 체력저하로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륜은 경마처럼 기록경주가 아니라 작전에 따라 경주를 풀어가기 때문에 실력이 한 수 아래라 하더라도 입상에 성공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연대’다. 경륜 선수들은 연고, 출신학교, 친분 등에 따라서 팀을 이룬다. 이러한 선수들이 대열을 형성하며 협공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사전에 연대를 파악하는 것이 경주 추리의 기본이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누리집에 있는 선수 정보 또는 출주표 등을 통해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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