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대한민국 탁구가 여자복식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확보했다.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윤지유(24·성남시청)조가 WD5 등급 결승에 올랐다. 강외정(58·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이미규(36·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조와 정영아(45·서울시청)-문성혜(46·성남시청)조도 WD10 등급 4강에 진출했다.

서수연-윤지유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수드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탁구 여자복식 4강전 카티아 올리베이라-조이스 올리베이라(브라질)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따냈다.

8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동메달을 확보하고 시작한 셈이다. 만족은 없다. 준결승에서 3번 시드 브라질조를 만났다. 서수연-윤지유가 1번 시드이기는 하지만, 쉽게 볼 수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3-0 완승이다. 결승 진출 성공. 파이널 무대에서 중국의 류징-쉬에쥐앤과 붙는다.

1세트부터 강력했다. 4-4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뽑으며 8-4로 달아났다. 최종 11-6으로 끝냈다. 2세트는 살짝 끌려가는 양상. 4-7로 밀렸다. 추격 끝에 8-8 동점을 만들었다. 9-9 상황에서 상대 실수와 윤지유의 강한 공격으로 2점을 뽑아 11-9로 이겼다.

3세트 초반 6-3으로 앞서다 흔들렸다. 잇달아 6점을 주고 말았다. 무너지지 않았다. 7-10에서 서수연의 침착한 리시브, 윤지유의 강한 드라이브를 통해 10-10 듀스로 몰고 갔다. 11-11에서 서수연의 기습 드라이브가 통했고, 상대 범실이 나오면서 13-11로 승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서수연은 “긴장했다가 또 잘 됐다가 그랬다. (윤)지유와 계속 호흡 맞추면서 작전을 구사했다. 덕분에 승리까지 왔다. 마음은 크게 긴장하지 않았는데, 몸이 긴장한 것 같더라. 서로 ‘잘하자’고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윤지유 또한 “언니와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 서로 자기 할 것을 잘하자고 한다. 서로 응원하면서 한다. 언니가 받쳐주고, 내가 한 방 때리고 그렇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3세트 고전한 이유를 물었다. 서수연은 “우리가 한 번 졌던 상대다. 잘하고 있었는데 3세트 들어 뭔가 좀 꼬였다. 상대가 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결승만 남았다. 서수연은 “준결승까지는 거쳐가는 단계다. 최종 목표는 금메달이다. 결승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강조했다. 윤지유 또한 “결승에서도 위기 순간이 올 것이다. 잘 넘겨서 꼭 금메달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강외정-이미규조, 정영아-문성혜조도 WD10 등급에서 4강에 동반 진출했다. 동메달 2개 확보다. 4강전에서 모두 승리하면 한국 팀끼리 금메달을 다투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남자복식(MD4)과 같은 상황이다.

16강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강외정-이미규가 먼저 출격했다. 16강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이겼다. 8강 상대는 ‘최강의 적’이다. 1번 시드를 받은 세계랭킹 1위 장비엔-저우잉. 두 선수 모두 패럴림픽 탁구의 레전드이자 세계 최강자다. 각각 패럴림픽에서만 금메달 7개씩을 목에 걸었다.

장비엔(38)은 2012 런던과 2016 리우, 2020 도쿄에서 단식(클래스5) 3연패를 포함해 개인과 단체전에서 총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저우잉(36)도 2008 베이징대회와 2012 런던, 2020 도쿄대회에서 단식(클래스4)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개인, 단체전에서 금메달 7개를 수집했다. 이른바 ‘세계관 최강자’라 할 수 있다.

강외정-이미규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16강에서 예방주사를 톡톡히 맞은 덕분인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강외정이 베테랑 답게 경기 흐름을 이끌었다. 이미규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런 다짐 덕분에 강외정-이미규조는 1세트를 듀스 끝에 12-10으로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세를 이어가 2세트마저도 11-3으로 쉽게 이겼다. ‘세계관 최강듀오’도 쉬운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3세트와 4세트를 가져가며 세트스코어 2-2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5세트.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강외정의 침착함과 이미규의 파이팅이 최강듀오의 아성을 무너트렸다. 결국 9분 만에 11-7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3-2(12-10, 11-3, 7-11, 3-11, 11-7)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어 열린 정영아-문성혜조(2번 시드)는 8번 시드를 받은 인도의 바비나벤 파텔-소날벤 파텔조를 세트스코어 3-1(11-5 11-6 9-11 11-6)으로 꺾으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정영아-문성혜 조는 31일 오후 중국의 또 다른 강팀인 판지아민-구샤오단(4번 시드)과 4강전을 치른다. 강외정-이미규 조는 4강에서 세르비아의 마틱 나다-페릭 란코비치 보리슬라바조(3번 시드)를 상대한다. 과연 한국 여자복식(WD10) 두 팀이 4강 무대를 넘어 결승에서 만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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