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역대급 더위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뜨겁게 배트를 돌렸다. LG 오스틴 딘(31)이 8월에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 그리고 가장 높은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 약 5년 만의 LG 외국인 타자가 월간 MVP에 도전한다.

위기에 빠진 팀을 듬직하게 이끌었다. 오스틴은 8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67 9홈런 35타점 OPS 1.160을 기록했다. 8월 최다 홈런이며 타점과 OPS 또한 1위다. 8월 한 달 동안 30타점 이상을 올린 선수는 득점권 타율 0.417의 오스틴뿐이다.

그만큼 대단했다. 오스틴 트윈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고향인 텍사스보다 더 더운 것 같다”고 무더위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지금은 매우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추억 아닌가. 나중에 웃으면서 이 시기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9일 잠실 NC전에서는 KBO리그 최초로 한 이닝 한 투수 상대 홈런 2개를 터뜨렸다. KBO리그 복귀전을 치른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1회말 투런포 두 개를 쏘아 올리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이틀 후에는 9회말 마무리 이용찬에 맞서 홈런을 기록해 대역전승 발판을 만들었다. 9회 홈런에 앞선 4회에도 신민혁에게 홈런을 터뜨리며 NC와 3연전 기간 아치 4개를 그렸다.

8월20일 잠실 SSG전에서는 홀드 부문 1위 노경은에 맞서 8회말 2타점 결승타. 8월 한 달 동안 8회 타율 0.667(9타수 6안타) 5타점으로 경기 막바지에 더 빛났다. 8회 안타 6개 중 홈런 1개에 2루타 3개로 정말 필요할 때 장타를 쳤다.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이닝은 1회였다. 1회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0타점. 경기 시작과 경기 후반에 두루 강한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오스틴이 월간 MVP로 선정될 경우 LG 외국인 타자로는 카를로스 페게로 이후 처음이다. 2019년 9월 페게로는 21경기 타율 0.321 6홈런 24타점 OPS 0.938로 월간 MVP를 수상했다. 당시 페게로는 SK 제이미 로맥과 함께 월간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오스틴은 페게로와 달리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도 팀에 힘을 더한다. 페게로의 경우 외야수로서 수비 범위가 넓지 않았다. 당시 LG 외야가 포화 상태라 1루수로도 기용했는데 1루수 출전 경기에서 어이없는 에러를 범하기도 했다. 오스틴은 1루수로서 안정된 포구 능력과 상황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늘 전력 질주하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도 꾸준히 올린다.

이미 역대 LG 외국인 타자 최고로 올라선 오스틴이다. 지난해 29년 만의 LG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올해는 LG 구단 최초 타점왕을 바라본다. 117타점으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 2위 최형우에 15타점 앞섰다.

LG 최근 월간 MVP 수상자는 2023년 5월 박동원이다. 박동원은 페게로 이후 처음으로 LG 월간 MVP 수상자가 됐다. 페게로 이전에는 2019년 4월 타일러 윌슨이 MVP를 받았다. 당시 윌슨은 2012년 4월 정성훈 이후 7년 만의 LG 월간 MVP로 선정된 바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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