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의도=정다워 기자] 답은 정해져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4선 도전 의중에 관한 질문을 연이어 받았다.

여야 할 것 없이 대다수의 국회의원이 정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표현 방식은 다양했다. 소리를 치거나 겁박에 가까운, 공격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고, 회유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연임 포기를 부탁하는 이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연임 포기가 축구 사랑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 하는 듯한 생각이 든다. 현대가(家)가 정말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교만한 자부심 때문에 집착하는 게 아닌가 싶다.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국민이 공감하게 처리해야 한다”라고 당부하듯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정 회장을 향해 “4연임을 하고 싶나”라고 대놓고 묻기도 했다.

질문의 뉘앙스나 형태가 어떻든 정 회장의 답변은 늘 같았다.

정 회장은 “거취 문제에 관해서는 축구 발전을 위해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 현명한 선택을 하겠다. 잘 새겨듣고 결정하겠다”라는 답을 되풀이했다.

정 회장을 향한 부정적인 평가와 대중의 비판은 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협회 내부 조직인 노조에서도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정 회장 4선 도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4전 도전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가 아니라고 외치지만 정작 당사자의 생각 변화는 감지하기 어렵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