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 기자] “마지막 홈경기 한 타석이라도.”

두둑이 쌓아온 프로 24년 커리어에 마침표가 다가온다. 비록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사령탑 마음이다. SSG 이숭용 감독이 전설 추신수(42)의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을 약속했다.

이 감독은 지난 24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안 그래도 신수와 얘기를 했다. 어떻게든 마지막 홈경기 한 타석이라도 나가게 하겠다고 전했다. 신수도 그 한 타석만큼은 준비를 해보겠다고 한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마지막 홈경기는 내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 10일 문학 한화전 이후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 어깨 부상이 마지막 시즌 막바지 추신수의 출장을 막는 상태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큰 부상인데 수술하면 올해는 자동 시즌 아웃. 올해가 마지막임을 다짐했기에 수술 없이 재활로 어떻게든 타석에 서려 한다.

이 감독은 “마지막이라는 게 참 그렇다. 신수도 그렇겠지만 나도 마지막 타석 기억이 선명하다. 날짜도 기억하고 있다. 9월18일이고 삼성전이었다. 같은 팀에 있었던 장원삼이 상대 투수였다. 구단에서 은퇴 경기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자신의 현역 마지막 타석이었던 2011시즌 막바지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마지막 타석은 2루 땅볼이었다. 1루까지 열심히 뛰었다. 마음이 조금 먹먹해지더라”라면서 “신수는 더 멋있게 보내주고 싶다. 그런데 몸이 허락을 안 하고 있다.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길고 멋진 야구 인생을 보낸 추신수다. 2001년 부산고 왼손 투수였던 그가 시애틀과 계약을 체결해 마이너리그 무대에 섰다. 외야수로 전향했고 루키 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5년 동안 마이너리그 모든 과정을 거치며 빅리그 무대에 올랐다. 고생한 만큼 결실을 이뤘고 빅리그에서만 무려 16년을 뛰었다.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신시내티, 텍사스까지 소속팀 중심 선수였다. 텍사스 이적 당시 7년 1억3000만 달러 초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2018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선정됐다.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출루 머신으로 미국 현지 야구팬에게도 매우 익숙한 이름이 됐다.

2021년에는 극적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빅리그 구단의 FA 계약 제안을 뒤로 하고 KBO리그에서 자신의 지명권을 보유한 SSG의 손을 잡았다. SSG 첫 해 OPS 0.860으로 활약했고 2022년에는 통합우승 감격을 누렸다. 빅리그와 KBO리그 통산 2067안타 272홈런 208도루. 배고픈 마이너리거 시절을 극복한 코리안 빅리거 아이콘 ‘추추 트레인’이 이제 종착역을 향한다.

종착역은 오는 30일 문학 키움전이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수 있으나 이 감독의 말처럼 대타로 한타석은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SSG가 포스트시즌에 오를 경우 경기가 추가될 수도 있지만 어깨 부상으로 가을 야구 출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애초 SSG 구단은 시즌 중 은퇴식도 제안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5강 경쟁에 사활을 건 팀 상황을 고려해 이를 고사했다. 은퇴식 시점은 이듬해 시즌 초반이 유력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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