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은 변함없이 누군가의 탓으로 돌렸다.
KFA와 정 회장은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질타받았다 정 회장을 비롯해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부터 전력강화위원회,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정 전 위원장이 사임하면서 이 이사가 전력강화위원장 업무를 이어받은 부분,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정 회장은 질의 내내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리해 온 자료들을 읽기 바빴다. 특히 홍 감독이 거듭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는데,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정 회장을 향해 “절차 문제로 홍 감독은 피해자인 것 같다. 사실이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정 회장은 “소셜미디어 등을 비롯해 선임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홍명보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소셜미디어에 내 마음이 생각하지 않은 것을 이렇다 저렇다고 하는 말이 있었다. 내가 생각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왜곡된 뉴스가 나오면서 언론 왜곡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신과 KFA를 둘러싼 의혹 일부가 왜곡됐다고 피력한 것이다.
정 회장은 자서전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에서 “협회는 오해 때문에 욕먹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현안 질의는 25일 하루로 끝났으나 여전히 KFA와 정 회장을 향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다음달 2일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감사 결과를 먼저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외의 의혹에 대한 KFA 감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22일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정 회장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그는 여러 숱한 논란이 불거져도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열지 않고 숨었다. 해명하고 해소할 기회와 시간은 차고 넘쳤지만 정 회장은 ‘회피’ 해왔다.
일찍이 그가 자신을 또는 KFA를 둘러싼 논란을 직접 해소했다면 국회에도 불려 가지 않았을지 모른다. 정 회장은 누군가를 ‘탓 ’해서는 안 되는 KFA 수장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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