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경륜은 1994년 10월 잠실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첫 출발했다. 오는 10월 15일, 서른 번째 생일을 맞는다.

한국 경륜의 시작점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잠실주경기장과 올림픽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안에 자전거경기장(올림픽 벨로드롬)을 비롯한 체조, 펜싱, 수영 등의 경기장을 건설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회 이후, 당시 100억 원이 넘게 투입한 잠실 벨로드롬은 마땅한 활용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륜 사업 추진을 최선책으로 결론내린다.

이후 1993년 7월 경륜 시행 및 경륜장 설치 허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국은 덴마크와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경륜 국가가 되었다.

1994년 10월 15일 잠실 벨로드롬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그러나 사흘 연속 쏟아지는 비로 개막 첫 주에 정식 경주가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잠실 벨로드롬은 트랙이 나무 재질이라 우천시 자전거가 미끄러져 경기할 수 없었다.

10월 22일, 비로소 첫 경주가 열렸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관중과 매출액으로 ‘과연 한국에서도 경륜이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약하게 출발한 경륜 사업은 경주방식, 승식 등 여러 변화를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시행 7년째인 2000년 1조 원을 달성했고, 2002년에는 사상 최고 매출액인 2조 3000억 원을 달성했다.

경륜은 2006년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경륜장인 광명스피돔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1년 매출 2조 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불법 도박의 팽창 등으로 다시 정체기를 맞았다.

또한 코로나 팬더믹으로 경주가 중단되고, 차입 경영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발매시스템 ‘스피드온’이 성공적으로 출발한다.

지난 30년간 경륜은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과 지방재정 확충 등 사업 본연의 취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레저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 공공 재정에 이바지한 금액은 지난해까지 6조 8204억에 달한다.

또 수익금 중에서 일부 경비를 제외한 전액을 체육진흥기금, 청소년육성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지방재정지원 등을 통해 지난해까지 1조 7170억에 달하는 금액을 사회로 환원했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체육진흥기금은 우리나라 체육이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빛나게 하고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스포츠를 통한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소외된 이웃과 지역의 체육·문화 발전, 자전거 이용 활성화 등에도 지난해까지 238억 원을 기부했다.

이제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사업의 새로운 30년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10월 11일 광명스피돔에서 경륜 개장 30주년 기념식을 열어 ‘경륜 30주년,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