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깜짝 놀랐죠.”

쉼없이 달렸다. 프로 커리어만 24년이다. 한국야구 최고 레전드로 꼽아도 이상하지 않다. 끝을 고했다. 마지막 타석을 치렀다. SSG 추신수(42)가 울었다.

추신수는 30일 문학 키움전에서 오랜만에 출전했다. 8회말 교체로 한 타석을 치렀다. 20일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2루 땅볼이다.

이게 ‘현역 추신수’의 마지막 모습이 될 전망이다.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해까지 24년 프로 생활을 했다. 메이저리그(ML)와 마이너리그, KBO리그와 KBO 퓨처스리그까지 총 2824경기 출전.

더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1일 KT와 5위 결정전이 있고, 포스트시즌도 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사실 시즌 내내 부상과 싸웠다. 우측 어깨가 좋지 않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30일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경기 상황이 빡빡하면 안 나가려 했다. (최)정이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줬다. 홈런 2개나 때렸다. 덕분에 나갈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는 “한 달 동안 훈련도 못했고, 경기도 못 뛰었다.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대신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어서 좋다. 가을야구는 이 자리까지 이끈 선수들이 뛰는 게 맞다. 뒤에서 응원하겠다”고 했다. 끝을 알린 셈이다.

이날 추신수가 타석을 마친 후 돌아올 때,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도열했다. 맏형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숭용 감독은 꽃다발을 건넨 후 추신수를 꼭 안아줬다.

추신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관중석에 있던 부인 하원미 씨와 딸 추소희 양도 울었다. 팬들 또한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레전드’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이숭용 감독과 선수단에 고마움도 표했다. “꽃다발은 생각도 못했다. 선수들이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며 “텍사스에서 마지막과 한국에서 마지막은 온도차가 있다. 그때는 무관중이었다. 오늘은 만원 관중이다. 오늘 같은 모습을 그렸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추신수는 “여기서 4년 뛰었다. 10년 있었던 것 같다”며 웃은 후 “고교 시절 한국을 떠났다. KBO리그는 기사로만 봤다. 좋은 점을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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