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불참했지만 화살은 피해 가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2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대한축구협회 등 공공 기관 국정감사를 했다.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는 불참했다. 정 회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진행 중인 여자 17세 이하 월드컵 참가를 이유로 국정감사에 자리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없었지만 정 회장과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문체부를 향해 정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골프 접대 의혹 등을 언급하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더욱 자세히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렸던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질의하면서 “(현안 질의에서)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종합센터 설계 디자인 공모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받았으나 자문 계약을 맺지 않았다’라고 해명했지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 자문 용역 계약서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표기돼 있다”라며 축구협회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배 의원이 이날 제기한 의혹에도 감사하겠다고 답하면서 “감사를 시작할 때는 지적한 사항이 포함돼있지 않아 10월 말로 예정된 감사 최종 결과 발표 때는 포함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정 회장과 골프를 친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질타를 받았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하고는 오해 살 만한 일은 안 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면서 어떻게 연락을 받았는지 등을 물었다.

김 위원장은 “체육회 임원들 단합대회라고 생각하고 갔다. 거기에 갔더니 (정 회장이)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저하고 그분이, 사전에 얘기한 적이 없고 그쪽에서 연락이 온 것도 아니다. 여러 사람 중에 한 분이, 그분(정 회장)이 있었다”라며 접대성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문자로 (골프 모임이 있다는) 연락받았다”라는 김 위원장에게 “누구하고 치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문자로 와서 덜렁 골프 치러 가느냐?”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초 정 회장이 3선 연임할 때 최종 심사를 한 인물이다. 체육단체장 임기는 4년이며,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다만,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정 회장의 3선 연임 뒤 김 위원장이 그와 ‘접대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일 진행된 축구협회에 대한 국회 현안 질의에서 “언제인지 모르지만 한 번 친 적은 있다”라며 인정했다.

체육회가 연임 제한 규정의 폐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질의했다. 체육회는 지방 체육회 회장 후보로 나설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연임 제한 규정을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규정이 폐지되면 정 회장, 이기흥 체육회장은 공정위 심의 없이 추가 연임할 수 있다.

정관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말에 김 위원장은 “정책적 사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관 개정의 근거로 지방 체육의 위기를 얘기했는데, 하필이면 가장 격렬한 체육회 회장과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나갈 사람이 없어서 지방 체육이 위기를 맞는다는 거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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