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인=정다워 기자] ‘이정효 매직’은 이제 아시아로 향한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3차전 경기에서 3-1 승리했다.

난적 말레이시아를 넘은 광주는 대회 3연승을 달렸다. 앞서 광주는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격파했다. 승점 9를 얻은 광주는 동아시아 그룹 유일의 전승팀으로 선두를 지켰다. 아직 5경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 흐름이면 광주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이정효 매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광주는 K리그1에서 가장 적은 인건비를 지출하는 팀이다. 환경도 열악하다. 광주는 홈 경기장 잔디 상태로 인해 용인에서 경기를 치렀다. 잔디 상태가 좋다고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였고, 원정에 가까운 이동 거리를 감수해야 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광주는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이었던 2022년 광주의 K리그2 우승 및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1부 리그에서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시즌엔 K리그1에서 파이널B로 떨어졌지만, ACLE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감독의 명성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로 향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20일 이 감독을 ‘코리안 모리뉴’라고 소개하며 집중 조명했다. ‘루키’라는 표현으로 이 감독이 감독으로 일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뛰어난 성과를 내고 광주를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시켰다고 극찬했다.

이 감독은 지난 세 시즌간 공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전술로 호평받았다. 여기에 선수 관리, 리더십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 간혹 돌발 발언, 수위 높은 언행으로 인해 비판받기도 하지만, ESPN은 이 감독의 톡톡 튀는 면모를 조제 모리뉴 감독에 비교하면 오히려 나름의 개성으로 분류했다. 실제로 경기 중 이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이제 관전포인트가 됐다. 조호르전에서도 이 감독은 경기 도중 공을 패대기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능력과 성적, 여기에 쇼맨십까지 장착한 이 감독은 이제 K리그 대표 지도자로 우뚝 섰다. K리그 나머지 팀들이 ACLE 무대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광주는 난적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순위표 맨 위에 있다. 이 감독과 광주는 올시즌 ACLE에서는 K리그의 ‘보물’인 셈이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찾은 50여명의 조호르 팬도 이 감독과 광주를 향해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선수들을 조호르 서포터 앞으로 데려가 함께 인사했다. 치열한 싸움을 벌였지만 용인까지 찾은 조호르 팬을 향한 ‘존중’을 보인 셈이다.

이 감독은 “지난 일본 원정에서 가와사키 선수들이 우리 팬에게 인사를 해줬다. 조호르 팬도 먼 거리를 왔다.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앞으로 K리그 다른 구단도 응원 문화는 배우면 좋겠다. 그래서 가서 인사했다”라고 말했다. K리그에서 가장 혁신적인 이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도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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