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역시 ‘6회초’가 포인트다. 결국 삼성에게 치명타가 됐다. KIA는 완전히 기가 살았다. 비가 운명을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전에서 5-1 역전승을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 우승 확률은 72.5%에 달한다. 귀하디 귀한 승리를 따냈다.

1차전 시작은 21일이다. 삼성이 6회초 김헌곤 우월 홈런을 터뜨려 1-0이 됐다. 르윈 디아즈-강민호 볼넷으로 무사 1,2루도 계속됐다. 김영웅이 타석에 섰고, 볼 하나를 봤다.

여기서 경기가 멈췄다. 비 때문이다. 비를 맞으면서 계속 진행했지만, 심판진이 끝내 중단을 결정했다. 재개하지 못했다. 서스펜디드 게임 확정이다. 22일에도 비 때문에 경기를 하지 못했고, 23일 열렸다.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은 “6회초 득점 여부에 따라 경기 운영이 달라진다. 2차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삼성이 어떤 작전을 쓸지 모르겠다. 이틀 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투수로 막겠다”고 했다.

KIA의 선택은 전상현이다. 정규시즌 10승 19홀드를 기록한 투수.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통했다. 1.2이닝 무실점을 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데일리 MVP도 전상현의 몫이다.

6회초 선두타자 김영웅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제대로 대지 못했다. KIA 대응도 기민했다. 포수 김태군이 잡아 3루로 던져 선행주자 아웃이다. 전상현이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며 투아웃이 됐다.

윤정빈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까지 몰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재현을 투수 땅볼로 막으면서 그대로 이닝을 마쳤다. 여기서 삼성은 완전히 꼬였다. KIA는 대반전에 성공했다. 게다가 이날 7회말 대거 4득점 하는 등 타선까지 살아났다.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6회초 상황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게 됐다.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볼펜 투수중에서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라고 판단했다. 투수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늘 경기의 최대 승부처로 봤기 때문에 정공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으로서는 21일 내린 비가 야속하다. 이날로 한정하면 김영웅 희생번트 실패부터 단단히 엉켰다. 끝내 풀지 못했다. KIA는 주춤한 삼성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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