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 달 만에 국회를 찾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3연임 여부에 재차 말을 아꼈다. 또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 역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 기관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24일 현안 질의에 참석한 그는 이틀 전 국정 감사엔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불참했다.
문체위 여야 의원은 예상대로 정 회장에게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민형배 의원은 최근 축구협회에서 신상우 여자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과정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비교한 자료를 내놓으면서 “오른쪽(신상우)은 체계적 정량 평가를 한 것이고 홍명보 감독은 주먹구구식으로 한 것이다. 현안질의한 뒤 저렇게(오른쪽)한 것이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데 안 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정 회장은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 마지막 이사회 의결만 차이가 있고 나머지는 (홍 감독도) 제대로 절차를 밟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 추천하는)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가 10차에 걸쳐서(회의했다), 10차 이후 추천이 끝났으며 이임생 이사가 계약을 위한 절차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재차 신상우 감독 선임과 비교해 물었다. 그러자 정 회장은 “여러 지적을 받아 더 발전적으로 진행했다. 100%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홍 감독 선임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때 정 회장이 자기 주장을 강조해 전강위 기능을 무력화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잘못알고 계시다. 전강위에서 추천한 감독을 한 번도 안 뽑은 적이 없다. 다만 예산은 공적인 부분도 상당히 많기에 아껴써야 한다. 늘 내고는 했으나 전강위를 무력화했다? 내 의견을 미리 얘기한 건 한번도 없다”고 받아쳤다.
또 ‘현대가가 장기간 협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엔 “계속 현대를 말씀하시는 데 경제적으로 계열 분리돼 있다. 또 굳이 (축구에서) 말씀드리면 프로팀 4개 이상 운영하고 연령별 팀도 10개 이상 운영한다. 국내 축구계에 매년 1500억 이상 투자한다. 이런 부분도 고려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힘 배현진 의원은 정 회장 거취를 언급했다. 그는 “궁금한 게 있다. 11년간 축구협회장을 했다. 계속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정 회장은 “내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임기를 잘 마쳐야 한다”면서 “(3연임 도전은) 여러모로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이 “혹시 회장님 아니면 절대 축구협회는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이냐”고 하자 정 회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 의원은 이틀 전 국정감사에 이어 정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을 다시 꺼냈다. 특히 정 회장이 운영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임원이 급여를 받으면서 KFA 행정지원팀장으로 파견을 가 근무하는 것을 꼬집었다. ‘형법 제355조 2항(횡령.배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명시된 것을 언급하면서 “정 회장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 회장 등이 발언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이날 초반 예기찮게 ‘이임생 쇼크’ 발언으로 의원들의 공세를 받았다. 민형배 의원으로부터 ‘이임생 이사의 사직서는 제출이 됐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정 회장은 “9월24일 현안질의 직후 이 이사가 정신적 쇼크를 받아서 입원했다가 지난주 퇴원했다. 본인은 사의를 표명했고 조만간 (내부에서) 토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마음이 여린 분이 절차에 없는 행동을 했다는 게”라고 비판했다.
문체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이 이사가 쇼크에 빠질 정도로 국체 문체위가 부당한 질의를 하고 강요했거나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했다는 의미냐”고 물었다. 정 회장이 “그건 아니다. 본인이 여기서 질문하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듣기에 따라서 문체위가 쇼크를 받을 정도로 했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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