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4년 전 최종 무대에서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에는 백업 포수였고 주전 포수가 모든 경기를 책임지면서 단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첫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으나 미출장에 따른 아쉬움이 없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당당히 정규시즌 우승팀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KS)를 치른다. KIA 김태군(35)이 지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빛나고 있다. KS 1차전 2루타 포함 멀티 히트에 절묘한 희생 번트, 2차전에서도 2루타를 날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포수 활약이 중요한 단기전이다. 포스트시즌 흐름 자체가 그렇다. 수비에서 실수를 최소로 줄이고 타선에서 임무를 완수하면 승리가 보인다. KS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21일에는 1회부터 6회초 무사 1, 2루까지 경기가 진행되다 멈췄고 23일에 9회까지 남은 경기를 진행했다.

모두가 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두 포수로 인해 희비가 갈렸다. 김태군이 7회말 무사 1, 2루에서 희생 번트를 대면서 공격 흐름을 이어간 반면 삼성 강민호는 악몽과 마주했다.

7회말 2사 2, 3루 박찬호 타석에서 투수 임창민의 포크볼이 폭투가 되면서 볼넷과 실점. 2사 1, 3루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에서 임창민의 초구 속구가 바운드되면서 다시 폭투로 실점했다. 첫 폭투였던 포크볼은 강민호 우측으로 많이 빠졌지만, 두 번째 폭투가 된 속구는 좌우로 크게 빠진 공은 아니었다.

폭투 두 개로 KIA가 역전했고 흐름도 요동쳤다. KIA는 2-1로 리드하자마자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이 나란히 적시타를 날려 4-1로 달아났다. 그리고 8회말 김태군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1차전 종료 한 시간 후에 열린 2차전도 비슷했다. 강민호가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김태군은 6회말 다시 2루타를 날렸다. 커리어와 네임벨류에 있어서는 강민호가 크게 앞서지만 KS 1, 2차전 포수 전쟁에서는 김태군이 강민호보다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데에서도 김태군은 노련했다. 경기 내내 투수 리듬이 흔들리지 않게 빠른 템포를 이어갔다. 그렇게 푹 쉬고 KS 무대에 오른 KIA 투수들이 타이밍 싸움에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KIA는 KS 2경기 총합 3자책점만 기록했다.

이전에는 KS 무대에서 대한 아쉬움이 컸다. NC 유니폼을 입었던 4년 전 두산과 KS에서는 6경기 미출장. 8년 전인 2016년 두산과 KS에서는 4경기 모두 소화했으나 싹쓸이 패배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2020년 KS 후 두 번의 트레이드로 우여곡절도 있었는데 늘 그랬듯 살아남았다. 그러면서 팀의 주역으로 우승 반지를 응시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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