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딱 1승 남았다. 4차전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됐으나 넉넉한 승리를 따냈다. 이범호 감독도 웃었다. 선수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경기에서 선발 제임스 네일의 호투와 김태군의 만루포,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투런포 등을 통해 9-2로 이겼다.
한국시리즈 3승1패다. 역대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치른 상황에서 3승1패 팀의 우승 확률은 94.1%에 달한다. 17번 가운데 16번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만루 사나이 타이틀은 누가 가져가도 상관없다”며 웃었다. 또한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냉정을 찾아야 한다. 5차전까지는 원래 하던 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래는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최)형우가 몸이 좀 안 좋아서 걱정하면서 경기를 했다. 형우가 벤치에서 엄청난 응원을 보여줬다. 최선참으로서, 경기에 못 나가지만 선수들에게 힘을 주려 했다. 그런 모습이 많이 보였다. 선수들도 최형우가 없을 때 꼭 해줘야 할 몫을 해줬다.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대구에서 경기 잘 치렀다. 광주 돌아가서 최선을 다하겠다.
-2번 김선빈이 잘했고, 변우혁도 수비 역할 잘해줬는데.
김선빈이 2번에서 박찬호와 함께 공을 많이 던지게 만들었다. 원태인이 구위가 좋아 보였다. 낮은 공에 속지 않으면서 투구수를 늘렸다. 그러면서 이길 수 있었다. 변우혁도 오늘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누구나 자기 몫이 있다. 팀이 이기는 게 첫 번째다.
다음 경기에서 또 최선을 다해주면 된다. 공격이 전부가 아니다. 수비와 주루도 야구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기 역할을 해주면 된다. 다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돌아가서 컨디션 조절 잘하고, 좋은 경기 했으면 한다.
-원태인을 물고늘어지는 것 같았는데, 팀 전략이었나.
제구가 좋은 선수다. ‘안 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투구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1차전에서 타자들이 거의 공격적으로 임했다. 오늘도 똑같은 패턴으로, 낮은 코스를 쓰려고 한 것 같다. 우리 타자들이 잘 참아줬다. 공 1~2개 위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낮은 공에 속지 않으면서 원태인 선수를 까다롭게 만든 것 같다.
-네일 7점차에서 이닝 도중 바꿨는데.
네일이 5회 던지고 너무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힘이 없다고 바꿔 달라고 하더라. 한 이닝만 더 가달라고, 세 타자만 상대해달라고 부탁했다. 흔쾌히 던지겠다고 했다. 1회부터 베스트로 던진 것 같다. 70구 넘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졌다. 실투가 나와서 실점할 것을 걱정한 것 같다. 세 타자만 더 던져달라고 했다. 김영웅 때는 이준영으로 바꾸는 걸로 불펜에 얘기를 미리 해놓고 준비했다.
-5차전 우승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면 네일 또 등판하는지.
5차전은 안 올릴 것 같다. 몸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양현종이 선발로 가고, 불펜에 좋은 선수가 또 많다. 상황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계획보다 다르게 하다가 혹시 6~7차전까지 가면 잘못되는 부분도 생길 수 있다. 냉정해야 한다. 원래 느낌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5차전까지는 원래 하던 대로 준비하겠다.
-7년 만에 김태군이 한국시리즈 만루포를 쳤다.
한국시리즈를 7년 만에 올라왔으니 7년 만에 나온 것 아니겠나. 내가 마지막인 것은 몰랐다. 벤치에서 폴대가 보인다. 나갈 것 같았다. 원래 꼬리를 물고 날아가는 스타일인데, 바람이 불었는지 안 휘고 들어가더라. 3-0이면 걱정스러웠다. 7-0이 됐다. 체력이 떨어져서 환호가 잘 안 나오는데, 홈런 때는 힘이 순간적으로 ‘팍’ 난 것 같다.
-만루 사나이, 김태군에게 물려줘도 될 것 같은데.
나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어떤 선수든 만루에서 홈런을 치는 것은 야구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누가 가져가도 상관없다. 5차전에서 다른 선수가 쳐서 가져가도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한국시리즈 잘 마치고, 좋은 성적 내는 것이다. 선수들 본인이, 우리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했으면 한다.
-어제 4홈런 맞고, 오늘 2개 쳐서 이겼다.
우리 선수들 홈런 많이 치는 선수도 있고, 정교한 타자도 있다. 홈런이 점수를 내기 좋은 패턴이기는 하지만, 홈런을 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면 또 안 나온다. 우리 선수들 집중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상대도 원태인이 나왔다. 작은 것 하나 삐끗하면 경기 내줄 수 있다. 1회부터 집중력을 보였다. 좋은 경기 할 수 있었다. 홈런은 언제든 나오면 기분 좋다. 그러나 ‘안 나온다’고 생각하고, 여러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5차전 준비하겠다.
-네일 스위퍼 정규시즌보다 더 날카롭나.
전에 피칭 때도 봤고, 라이브 피칭 때도 뒤에서 봤다. 확실히 쉬어서 그런지 스핀 자체가 다르다. 두 달 가까이 쉬면서 악력이 있는 것 같다. 그 힘을 아끼지 않고, 1회부터 5회까지 최대치로 던졌다. 너무나 감사하다. 네일이 없었으면 올시즌 힘들었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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