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어느 팀보다 우승 축포의 기쁨을 많이 누렸다. 그런데 올해 정상에 오르면 또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역대 최다 한국시리즈(KS) 우승 12회에 1승만 남겨둔 KIA 얘기다.

아이러니하다. 홈은 광주인데 한국시리즈(KS) 우승 축포는 잠실에서 쏘아 올리곤 했다. 지난 11번의 우승 중 무려 9번(1983년, 1986년, 1988년, 1989년, 1993년, 1996년, 1997년, 2009년, 2017년)이 그랬다. 광주 우승 축포는 1987년 한 번뿐. 남은 한 번은 1991년 대전이었다.

규정이 문제였다. 과거에는 KS 잠실 중립 경기 규정이 있었다. KBO리그 원년인 1982년부터 2015년까지 KS 5차전부터 7차전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S 마지막 3경기 무대는 잠실구장으로 고정됐다.

잠실 중립 경기가 시행된 것은 관중 수입 때문이다. 과거에는 2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구장이 적었다. 1만명 내외 구장에서 KS를 치르면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수입이 적으면 KS 우승팀에 전달되는 배당금도 준다. 이에 따라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승부가 펼쳐지는 경우가 많았다.

KIA가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2009년이 그랬다. 당시 KIA는 SK와 KS 7차전 혈투를 벌였다. 잠실에서 열린 7차전 나지완의 끝내기 포로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우승 순간을 만들었다.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올린 장소도 잠실이었다. 이때는 잠실 중립 경기 규정이 사라진 시기였는데 상대팀이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이었다. 1·2차전 광주, 3~5차전 잠실, 6·7차전 광주 일정으로 KS가 진행됐고 KIA가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으며 잠실에서 통합우승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올해 7년 만의 통합우승, 광주에서는 37년 만에 우승 축포가 보인다. 2024 KS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선 KIA는 28일 광주에서 KS 5차전에 임한다. 5차전부터 7차전까지 3경기 모두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고 3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12번째 우승 트로피다.

여러모로 각별하게 다가오는 우승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가장 경기를 많이 치르는 광주에서 홈팬과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 KIA 홈팬 또한 특별히 시간을 내서 서울로 향해야 선수들과 우승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올해 그럴 필요가 없다. 굳이 기차나 고속 버스표를 끊지 않아도 우승 순간을 함께할 가능성이 생겼다. KIA 선수들 또한 아무도 경험한 적 없는 광주 우승을 바라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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