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우승 깃발이 꽂히는 순간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선수단과 팬들은 서로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감격에 휘감겨 눈물바다 콧물 바다가 돼 누구와 축하를 나눴는지 정신없던 상황. ‘갸티비’는 1초의 순간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잠시 ‘냉혈 인간’인 듯 카메라를 들었다.

KIA가 우승을 확정 지어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던 순간, 4명의 갸티비 PD들은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남은 임무가 있기에 그 감정을 억눌렀다. 선수들과 팬들의 행복을 오래 간직할 선물을 준비해야 했다”며 기뻤지만 자제해야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갸티비는 한 시즌 동안 선수단과 동행했다. 24시간 붙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선수들보다 먼저 일어나 가장 늦게 하루를 마감한다.

갸티비의 하루는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전날 촬영한 영상 편집본을 KIA 관계자와 회의 후 늦어도 정오까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 야구장에 출근해 경기 종료 후 퇴근한다.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갸티비는 경기 종료 후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당일 촬영한 영상들을 지정 콘텐츠 형식에 맞춰 편집 작업한다. 하루 만의 완성을 위해 몰두하다 보면 어느덧 새벽 3시는 우습게 지난다.

갸티비의 영상은 단순히 선수들의 더그아웃 뒷모습을 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정적으로 ▲무인갸티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구단 관계자 일상 Beyond Fence를 운영한다. 지난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올해 ▲환상의 짝꿍 등을 추가했다.

갸티비 PD들은 매일 새로운 콘텐츠 생성을 위해 고민하고 회의한다. 매년 새로운 콘텐츠와 함께 선수단의 한 시즌을 모두 담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승리의 순간까지,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겼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있고 후반기가 되면 잔병 치레도 많다. 이때마다 영상에 달리는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보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고 한다.

기쁘고 힘든 모든 순간을 함께 나눠서일까. 이젠 선수단과 동료애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KIA 팬들과 함께 10번째 선수로서 함께 달렸다.

서지원 PD는 “힘든 순간에도 KIA가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변치 않았다. 질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만큼 한 시즌 준비를 잘했다. 또 선수단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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