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5년 전 ‘그날의 악몽’을 털어냈다.

K리그1 3연패 대업을 이룬 울산HD는 5년 전 악몽의 땅이 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우승에 골인, 기쁨이 배가 됐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루빅손, 주민규의 연속포가 터지며 2-1 신승했다.

승점 68(20승8무8패)을 기록한 울산은 시도민구단 사상 첫 우승을 겨냥한 2위 강원(승점 61)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잔여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울산은 기존 홈경기장인 울산문수경기장이 잔디 문제로 몸살을 앓으면서 보수 공사에 나섰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를 비롯해 잔여 리그 홈경기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른다.

다만 우승 도전에서 울산종합운동장은 울산에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던 곳이다.

지난 2019년 12월1일. ‘전북 징크스’에 시달리며 매년 막판 미끄러져 우승에 실패한 울산은 당시 포항 스틸러스와 리그 최종전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렀다. 당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전반까지 1-1로 맞섰다. 그러나 후반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졌다. 내리 세 골을 얻어맞으며 1-4 충격패했다. 특히 지속해서 선방쇼를 펼치던 김승규가 후반 흔들렸고 1-2로 뒤진 막판 다급하게 골문을 비우고 나와 스로인을 시도하다가 포항 허용준에게 공을 내줬다가 쐐기포를 내줬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울산은 페널티킥까지 허용, 팔로세비치에게 네 번째 실점하며 ‘새드 엔딩’이 됐다. 결국 울산은 전북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막판 잔디 이슈로 어쩔 수 없이 울산종합운동장을 선택했으나 여전히 좋은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23일 비셀 고베(일본)와 치른 ACLE 홈경기에서도 무기력하게 0-2로 졌다.

울산은 고사라도 지내야 할 심정으로 애를 태웠다. 강원과 홈경기를 앞두고 양 수장으로부터 얘기가 나왔다. 윤정환 감독이 5년 전 울산의 비극을 꺼내면서 강언에 좋은 기운으로 작용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김판곤 감독은 “뭐 난 잘 모르는 얘기다. 굳이 그런 생각을 할 이유도 없다. 역사적으로 다른 팀, 다른 멤버였다”고 받아쳤다.

울산은 좋지 않은 기억을 강한 투혼과 투지로 넘어섰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주민규, 이청용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흐트러짐 없이 강원을 상대했다. 결국 주어진 기회에서 루빅손과 주민규가 한 방을 해내면서 K리그1 3연패 금자탑을 세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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