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지난해보다 배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서머 시즌 내내 ‘꼴찌’였다. 구단 운영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그래서 ‘탱킹(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고의적으로 시즌 운영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행위)’인 줄 알았다. OK저축은행 브리온 얘기다. 그런데 브리온이 시즌 마지막을 ‘창단 첫 우승’으로 장식했다. 확 달려졌다. 그 배경에는 ‘투자’가 있다.
브리온은 지난 8일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단기 컵 대회 ‘2024 LoL KeSPA Cup(케스파 컵)’ 결승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3년 만에 돌아온 케스파 컵에서 그토록 바랐던 창단 첫 ‘우승’을 일궜다.
시즌 내내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이번 스토브 리그를 통해 대대적인 리빌딩을 단행했다. ‘모건’ 박루한을 중심으로 정상급 유망주 ‘함박’ 함유진, ‘하이프’ 변정현을 품었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클로저’ 이주현을 영입했다.
그동안 브리온이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규모의 차이다. 프로 스포츠는 ‘자본 논리’에 충실하다. e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돈을 얼마만큼 쓰느냐에 따라 결과값도 달라진다. 연속성은 담보할 수 없지만 ‘돈’을 쓴 팀이 반짝 우승한 사례는 다른 종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리온도 같은 맥락이다. 적은 투자로 효율을 노렸던 올해 정규시즌 결과값은 ‘꼴찌’였다. 하지만 내년시즌을 앞두고 더 많은 투자와 함께 만들어낸 리빌딩 값은 ‘우승’이다. 프로 스포츠가 가진 명확한 ‘돈의 논리’를 증명한 셈.
성과는 확실했다. 곧바로 ‘케스파 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물론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팀들이 1군과 2군을 섞은 1.5군을 출전시킨 이유도 있다. 그렇다고 ‘우승’이 마냥 이뤄지는 것은 또 아니다. 전력 강화를 위한 확실한 ‘투자’가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복수의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브리온이 더 많은 투자를 한 것은 확실하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돈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베테랑 ‘클로저’ 영입도 그렇고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됐다고 들었다. 이번 대회 우승은 투자 성과가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팀 구성원이 좋아지니 사령탑도 신바람이 난다. 내년 정규시즌에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고 했다.
브리온 최우범 감독은 “리빌딩을 하면서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빨리 우승하니까 신기하고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 LCK 컵은 또 하나의 연습 경기로 생각한다. 3, 4월이 제일 중요하다. 선수들에게도 얘기를 많이 한다. 모든 컨디션과 실력을 정규시즌에 집중하겠다. 내년에는 경기를 가장 많이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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