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런던 신화’의 주역이었던 구자철(35·제주 유나이티드)이 핵심 동기생 중 가장 먼저 은퇴한다.

제주 구단에 따르면 구자철은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12월 말이면 계약 기간이 끝나는 상황에서 축구화를 벗기로 했다. 제주 구단은 곧 공식 은퇴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구자철은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활약했던 만능 미드필더다. 고등학생이었던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주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구자철은 첫 시즌에 10경기에 출전해 1골2도움을 기록했다. 4년 차였던 2010년에는 26경기에서 5골11도움으로 만개했다. 2011 아시안컵에서도 5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오르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구자철은 독일에서도 오랜 시간 활약했다. 볼프스부르크를 시작으로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를 오가며 8년간 뛰었다. 험난한 독일 무대에서 아시아인으로서 한국 선수들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까지 해낸 선수였다.

구자철은 축구대표팀의 기둥이기도 했다. 2008년 A매치 데뷔한 구자철은 통산 7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지금도 회자하는 ‘런던 신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구자철이다. 특히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득점하는 장면은 한국 축구의 역사로 남아 있다.

구자철은 2014, 2018 월드컵에 연속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16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였다. 중앙과 2선, 측면, 심지어 최전방까지 다양하게 오가며 여러 역할을 수행한 만능키였다.

2022년 구자철은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주로 복귀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여러 문제로 인해 2022년 9경기, 지난해 16경기, 올해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구자철 자신도 현역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배경이었다.

구자철은 1988년생 동기인 이청용(울산HD), 기성용(FC서울) 등 ‘쌍용’보다 먼저 현역에서 물러나게 됐다. 구자철과 기성용은 1989년생이지만 빠른 생일이라 용띠와 친구 사이다. 이청용은 지난시즌 울산의 3연패를 이끌었고, 기성용은 서울에서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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