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수요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메이저리그(ML) 보장계약. 운명의 시간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ML 진출을 선언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공시된 김혜성(25·키움)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시 귀국했다. 예술체육요원(병역특례)인 신분 탓에 해외에 오래 머물 수 없어서다. ML 구단과 계약하고 취업비자를 받으면, 체류 기간은 늘어난다. 김혜성의 귀국이 ML진출 무산과 동일어는 아니라는 뜻이다.
현지에서는 꾸준히 관심을 표하고 있다.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LA 에인절스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정확성과 스피드를 겸비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외야수로도 나쁘지 않은 능력을 뽐냈다. 테이블세터나 하위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교타자가 필요한 팀은 군침을 흘릴 만한 자원이다.
문제는 포스팅 마감시한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점이다. 내달 4일 오전 7시(한국시간)가 마지노선인데, 이때까지 도장을 찍을지는 미지수다.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여러차례 ML에 진출했는데, 모든 선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지니스 논리로 선수단을 운영하는 ML 특성상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선수의 입지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데, 신분이 불안하면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ML은 ‘야구 괴물’들이 나서는 무대인데다 비지니스 논리는 연봉이 사실상 모든 것을 증명한다는 의미다.
해외무대에서 검증받지 않은 유틸리티 자원을 거액을 들여 영입할 팀은 많지 않다. 김혜성에게 ML 보장 계약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타날지가 가장 큰 변수다.
원소속팀 히어로즈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혜성이 ML 진출 의지를 꺾은 것이 아닌데다, 비활동기간이라는 특수성 탓에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 좋은 조건에 ML과 계약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 오선진 등은 2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외국인 타자를 두 명 선발해 타선 공백도 어느정도 채웠다. 김혜성 없는 2025시즌을 구상했다는 뜻이다.
1년 더 머물러도 나쁠 건 없다. 샐러리캡도 여유가 있고, 잔류를 선언하면 예비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 된다. 히어로즈로서는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주루와 수비 쪽에 계산이 되는 선수가 가세하니, 맥없이 패하는 경기를 줄일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히어로즈가 당장 5강 전력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가성비를 따지면, 김혜성의 ML 진출 보류가 마냥 기쁜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래저래 ML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김혜성과 히어로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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