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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이보다 유쾌한 두 남자가 있을까. 방송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은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하는 둘 때문에 웃음이 끊이질 알았다.

2014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올리브TV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이하 ‘오늘 뭐 먹지’)가 27일 200회를 맞이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성장을 앞두고 있다. 생활 밀착형 쿡방 ‘오늘 뭐 먹지’에서는 다양한 요리의 대가들이 스타가 나와 집에서 할 수 있는 손 쉬운 레시피를 알려준다. 사실 ‘오늘 뭐 먹지’는 스튜디오에서 요리를 배우는 그 동안 많이 보던 콘셉트지만 신동엽과 성시경을 만나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오랜 친분을 가진 신동엽과 성시경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요리를 소개한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두 남자가 만들어 내는 집밥은 이제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요리실력 역시 방송 초반에는 성시경의 실력이 월등하게 앞서 있었지만 이제 그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200회 녹화를 앞둔 지난 10월 초 촬영장에서 만난 요리에 푹 빠진 ‘신성(신동엽·성시경)’한 형제는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①에 이어-요리 실력도 초반과는 비교할 수 없다..성시경(이하 성):

지금까지 200회를 거치며 했던 요리는 레시피를 보지 않아도 할 수 있다. 방송을 하면 재밌어서 공부를 많이 했다. 기름의 향을 넣는 법, 한식에서 각종 장의 용도, 그리고 육수에 대한 것 등 요리의 기본 정도는 알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때마다 항상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하고 생각한다. 반면에 요즘에 너무 근사하게 음식이 나와서 당황하기도 했는데 (신)동엽형은 하나도 기억을 못한다. 칼질이나 스킬은 늘었는데 얼마전 튀김을 하는데 밀계빵(밀가루-계란-빵)도 틀리더라. 창조적인 요리를 하는 단계가 아니라 다행이다. 형이 실수를 해야 우리가 오래갈 수 있다.

신동엽(이하 신):

성시경은 진짜 무언가 개념이 정리가 된 것 같다. 연애로 따지면 난 여자를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정작 연애를 어떻게 하고 방법을 잘 모른다. 반면 성시경은 나이별, 직업별로 어떤 여자를 만나더라도 모든 상황을 다 아는 것 같다.(웃음) 나 역시 미세하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수요미식회’까지 하다 보니 주변에서 자꾸 음식에 대해 물어보는데 약간의 고충은 있다.

성:

방송 초반에는 진짜 맛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는건지 레시피를 많이 물어보는데 기분이 좋다. 게다가 신기하게 엄마를 만나면 그동안 해주신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야기로 엄마의 요리를 전수 받을 수 있는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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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성시경 제공|CJ E&M

-음식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도 달라졌을 것 같다.신:

너무 뻔하게 들릴 수 있는데 음식을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달려졌다. 속으로 절실하게 느끼지만 겉으로 표현을 못했다. ‘몰래 연 식당’을 하면서 주방에서 일하고 주문을 받아보니 이제 음식을 먹을때 대하는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너무 이상하면 컴플레인을 하지만 본의 아니게 실수 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늘 똑같은 맛이 안나더라도 예전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단순히 맛있냐 맛없냐가 아니라 다른 면도 생각하니 음식에 대한 행복지수가 상당히 높아졌고 훨씬 풍성해졌다.

성:

요리가 음악이랑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다. 일단 재밌고 재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배운다고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 요리를 알면 더 즐길 수 있고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가 있는 것도 음악이랑 비슷하다. 본인의 상상을 실현을 잘하는 것이 음악을 잘 만드는것인데 그 점도 역시 비슷하다. 만들었을 때 맛있게 먹어주면 좋은데 그 점도 닮았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는 비평가라고 요리를 잘하는 게 아닌 것도 그렇고 닮은 점이 많다. 음악 공부를 하면 이게 왜 좋은 음악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아예 공부를 안하면 모른다. 조금 하면 내가 곡을 못써도 왜 대단한지 안다. 우리가 지금 그런 상태다. 셰프님의 음식을 먹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식재료에 접근하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조금 안다. 예전에는 몰샀던 왜 이 사람의 멋진지 알게됐다. 나역시 주방을 한번 경험하고 나니 셰프가 멋지고 힘든 직업임을 알게됐다.

-기억에 남는 요리나 대가님이 있는지.성:

다 기억에 남고 재밌다. 매력이 다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중식이 좋은데 기름에다 향을 넣는게 제일 인상적이고 맛있다. 신기한게 인간의 몸에 안 좋은 것에만 풍미가 들어간다. 알코올과 지방이 대표적이다. 몸에는 안 좋지만 그게 주는 쾌락이 있다. 대가님의 요리를 보면 디테일의 차이가 있다. 간장의 차이, 식감의 차이, 마지막 산미를 주는 것 같은 작은 것에서 오는 차이에 위트가 느껴지면 신이 절로 난다. 앞으로는 요리의 끝은 없지만 오븐 요리가 궁금하다. 많은 세상이 열린다고 하더라. 아직 배울 것이 많다.

신:

많은 대가님이 오셨는데 맛을 떠나서 김소희 셰프가 신기하고 강렬했다. 해외에서 우리 것을 고집하면서 인정받고 레스토랑이 잘돼서 국내에서 러브콜을 보내면 오시곤 하는데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하는데 무언가 많이 달랐다. 말한마디와 눈빛, 태도, 철학도 그랬다. 두번 출연을 하셨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눈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지만 진짜 이사람은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 후에는 인터뷰 기사가 나오면 찾아 읽고 다른 프로그램도 보게 된다.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신 분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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