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두번째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정책보다는 각종 의혹이 난무했던 가운데 후보자간 명암이 엇갈렸다.
23일 지상파 3사 등 7개 채널에서 방송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TV토론이 38.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대선후보 5인의 스탠딩토론에 이어 마련된 2차 토론의 주제는 정치분야로 외교 국방 대북정책 검찰 국회 등 정치개혁에 관한 이슈가 다뤄졌다.
이날 토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공격과 방어를 유연하게 해내며 호평받은 가운데, 1차 토론에서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주목받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선방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승자박에 빠지는 모양새였다.
포문은 심 후보의 왕따선언으로 시작됐다. 심 후보는 돼지흥분제 논란의 주역 홍 후보를 향해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는 경쟁후보로 인정 못 한다. 오늘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안 후보와 유 후보 역시 “홍 후보는 사퇴가 마땅하다”며 공격에 가세했다.
토론에서 거의 배제된 홍 후보는 문 후보를 상대로 “일심회간첩단 사건에 문재인 후보 세력이 개입했고, 노무현 정부가 이를 막았다고 미국 위키리크스에 폭로됐다”며 공격했지만, 문 후보가 “그야말로 가짜뉴스같다. 성완종 메모에 나오면 (뇌물수수가) 진짜냐”고 역공을 펼치자, 발끈하며 흥분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5년 7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 1년6월,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제가 MB아바타입니까?”, “갑철수입니까?”, “저 좀 그만 괴롭히십시오. 실망입니다” 등 유행어를 남기며 ‘자가티브’에 빠진 모양새다. 이날 안 후보는 1차 토론에 이어 문 후보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중점을 둔 것이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격 부분이었다.
하지만 네거티브 선거전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네거티브를 널리 알리는 패착을 보였다. 공격이 먹히지 않자 문 후보를 향해 “MB 아바타 아니라고 해주십시오”, “네거티브에 사과하라고 해주십시오”등 읍소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문 후보와 심 후보는 한층 선명한 논리와 카리스마로 눈길을 끌었다. 참여정부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인 송민순씨 회고록으로 불거진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결정과 관련해 유 후보가 문 후보의 사상검증을 이어가자 두 후보는 “낡은 색깔론을 내려놓으라”며 협공했다.
문 후보는 “유 후보를 아주 합리적·개혁적 보수로 느꼈는데 대선 길목에서 구태의연한 색깔론은 실망스럽다”고 말했고, 심 후보는 “이 문제는 진실공방이 아니라 당시 정부 결정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거다. 결국 전형적 ‘안보장사’ 아니냐. 북한이 없었으면 보수가 어떻게 성공했겠나”라며 공격했다.
앞서 KBS주관 토론에서 주적 논란으로 시대착오적인 토론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후보들은 쌍방간 정책검증을 시도했으나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 역력했다. 한편 3차 토론은 25일 오후 8시40분 손석희 앵커 사회로 JTBC를 통해 방송된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