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일
SK 정영일이 1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t와 SK의 시범경기 8회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6. 3. 13.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는 불펜의 불안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박희수의 난조로 뒷문의 자물쇠가 헐거워진 가운데 SK는 우완투수 정영일(29)을 드디어 복귀시켰다. SK 불펜의 희망이 될 마지막 ‘히든카드’다.

SK는 지난달 30일 문학 롯데전에서 8회까지 1-0으로 앞섰지만 9회 박희수와 김주한 등의 부진으로 역전패했다. 최근 박희수는 잇따라 무너지며 마무리로서의 자신감까지 잃은 모습이다. 김주한은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소화하고 있어 힘들 수밖에 없다. 전반기에만 18번의 역전패를 허용한 SK는 후반기 불펜 불안으로 지난달 27일까지 후반기 7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불펜 보강을 위한 특별한 대안이 없어 더 답답했다. 하지만 지난 29일 정영일이 드디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가 국내로 돌아온 정영일은 국내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21경기에서 1승, 1홀드, 방어율 4.74를 기록하며 적응을 마쳤다. 예열을 마치고 올시즌 도약을 노리던 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뒤 지난 6월부터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투입돼 실전 감각 회복에 나섰다.

그동안 정영일의 퓨처스리그 호투 소식이 1군에도 계속 들렸다. 하지만 SK는 불펜진 붕괴에도 그를 부르지 않았다. SK 구단 관계자는 “완벽한 상태에서 올릴 것이다. 통증없이 연투까지 가능해야 올릴 계획이다. 서두르다가 다시 통증이 오면 더 오랜 시간 뛸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퓨처스리그에서 정영일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연투를 했고 지난 달 26일 상무전에서 1이닝 무실점 호투 후 기분좋게 승리투수가 된 뒤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퓨처스리그 최종 성적은 14경기 등판 2승, 3홀드, 방어율 2.57이다.

정영일은 비록 2군 무대지만 피안타율 0.106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10.2이닝 동안 내준 안타도 단 4개뿐이다. 직구 최고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정영일의 복귀를 놓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SK도 드디어 ‘O.K.’ 사인을 내렸다. 정영일은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을 두루 던질줄 안다. 변화구 중 결정구로 많이 던지는 슬라이더 제구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SK의 불펜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위기의 순간 정영일이 합류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정영일은 마지막 우리 히든카드”라고 말했다. 감춰놓았던 SK의 카드가 드디어 공개됐다. 1일 고척 넥센전에서 8회 등판한 정영일은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희망의 불을 켰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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