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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근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알트코인(alternative coins)’이라고 해서 수많은 가상화폐가 등장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에 참여해 투자(혹자는 투기라고 한다)를 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장 마감 시간이 없어서 24시간 움직인다. 둘째, 등락 폭이 매우 크다. 셋째, 실제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회사’가 아닌 ‘코인 자체’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폭락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이러한 코인 열풍은 우리 몸의 신체에도 많은 변화를 준다. 기본적으로 평소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코인에 대해 ‘오르려나, 떨어지려나’와 같은 생각이 많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또 밤잠을 제대로 못 잔다. 그리고 등락이 클 경우, 불안감이나 기쁨 등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더 나아가 특정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손실에 대한 충격으로 마음에 병이 생기도 한다.
우리의 생활과 몸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생기는 병 중에 ‘노심상(勞心傷)’이라는 것이 있다. 노심상이 되면 일 한 것도 없는데 평소보다 피곤해지며, 때때로 자한(땀이 나는 것), 허열(열이 오르는 것), 두근거림, 혹은 성욕감퇴 등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체질과 구체적 증상에 따라 황기건중탕이나, 쌍화탕 계통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을 복용하면 피로도 한결 덜어지고 마음도 편해진다.
또 밤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되는 경우, 몸이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게 되므로 마찬가지로 피로,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럴 때는 보혈(補血, 혈을 보충)하는 약을 위주로 처방하게 된다. 예를 들면 경옥고와 같은 약들이 있다. 밤낮으로 누적되는 피로에는 공진단과 같은 약도 상당히 좋다. 하지만 공진단의 경우 사향 정량이 들어간 정품으로 복용할 경우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경우 이를 대신해 체질에 맞는 탕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등락 폭이 커 불안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든지 자꾸만 다른 일을 까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처럼 불안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경계(驚悸)’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심해져 시도 때도 없이 이유 없는 두근거림이 생기는 것을 ‘정충’이라고 한다. 우선 코인 투자를 한다고 해서 이런 증상이 생기는 분들은 투자하면 안 된다고 본다. 본인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칫 돈도 잃고 건강도 잃을 수가 있다. 정 하고 싶으면, 몸 상태를 먼저 만들어놓기를 권한다. 청심보혈탕, 가미사칠탕 등이 도움이 된다. 이 약들은 경계가 없더라도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만약 코인 투자로 인해 순식간에 많은 재산을 잃는다면(물론 이런 일은 발생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 허탈감에 ‘탈영실정(脫營失精)’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탈영실정에 대한 의서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전에는 부유했으나 나중에 가난해져 병이 된 것을 실정(失精)이라 한다. 이는 병이 속에서 생겨 몸이 날로 축나고 기가 허하며 정이 없어진다. 병이 심해지면 무기력하고 오싹오싹하며 때로 놀란다. 또한, 입맛이 없고 마음이 고단하며 몸이 마르기도 한다”고 나와 있다.
탈영실정은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현실이 그러한데,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쉬울 수가 없다. 그래서 증세가 심할 경우 ‘주사(朱砂)’라는 약재를 쓰기도 한다. 이 약재는 비용도 매우 고가이거니와, 사용에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약재이지만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매우 크다.
우리의 생활, 그리고 정신건강은 몸 건강과 직결돼있다. 투자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우리의 몸 건강이다. 또한, 우리의 신체가 건강하고 정신이 맑아야만, 중심 잡힌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곽도원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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