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nik+Sokoli+Chilling
코소보 최초의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인 벤스니크 소콜리. 캡처 | 벤스니크 소콜리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아파트 관리인→올림픽 스키 대표’

개막을 앞둔 평창올림픽에는 총 6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콰도르·에리트레아·코소보·나이지리아)이 동계올림픽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코소보 국적으로 평창에 오는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베스니크 소콜리(36)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소콜리는 10대였던 1999년 조국에서 발생한 내전을 피해 미국에 정착한 난민 출신이다. 코소보를 탈출하며 총에 맞고 칼에 찔리기도 했던 소콜리는 무사히 미국에 정착해 생계를 위해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따로 있었다. 3살부터 스키를 시작한 소콜리는 남다른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였다. 이후 소콜리는 스키를 타러 갔다가 우연히 스키 강사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본업이 아파트 관리인인 탓에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 아파트 보일러실에서 틈틈이 훈련에 매진했다. 평창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아파트 지하 보일러실에 훈련 장비를 들여놓고 하체 훈련과 턴 기술을 연마했다. 보일러실의 환경이 좋을리 없었다.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냄새와 자욱한 먼지 때문에 훈련 내내 마스크를 쓰고 훈련해야 했다.

Besnik+Sokoli+Faster
코소보 난민 출신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베스니크 소콜리. 캡처 | 소콜리 인스타그램

그의 멈추지 않은 열정과 도전 정신은 마침내 소콜리를 동계올림픽 무대로 이끌었다. 지난 2008년 세르비아에서 독립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자국 깃발을 들고 출전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첫 선을 보인 코소보는 소콜리의 평창올림픽 출전으로 동계올림픽에도 처음 나서게 됐다. 소콜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에서) 우승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스키에 대한 열정이 나의 최대 경쟁력이다”라며 정정당당하게 승부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평창올림픽에서 동계올림픽 무대에 데뷔하는 6개국은 모두 겨울이나 눈과는 거리가 먼 나라들이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도 동계올림픽 출전을 바라는 선수들의 열망과 도전정신을 꺾지 못했다. 세계적인 스타들에 비해 인지도나 기량면에선 많은 차이가 있지만 수 많은 역경을 딛고 올림픽 출전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들의 도전 정신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아파트 관리인에서 코소보 국가 대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소콜리 또한 마찬가지다.

소콜리의 무한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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