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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이 생활 밀착형 코미디 영화 ‘레슬러’로 돌아왔다.
9일 개봉한 ‘레슬러’(김대웅 감독)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차, 살림 9단 아들 바보 강귀보(유해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해진은 아직 미혼이지만 20세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됐다. 아들 강성웅 역을 맡은 김민재와는 26세 차이. 다 큰 아들을 둔 아버지 역할을 맡으며 부담감이 컸을 법 하지만 유해진은 “제가 일찍 결혼했으면 가능한 일이다. 제 친구 중 일찍 장가를 간 친구는 대학생 아들을 둔 녀석도 있으니깐. 다만 ‘이장과 군수’때는 어린아이의 아버지였는데 아이가 점점 커지더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극중 귀보는 재혼은 일찌감치 포기, 오직 아들 강성웅만 바라보며 살았다. 유해진은 김민재와 부자지간을 연기한다는 걸 알았을 때 “적잖이 충격이 컸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전엔 김민재라는 친구를 잘 몰랐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세대 차이가 느껴질까 걱정도 됐다. 또 부자 사이라는데 ‘이게 믿어질 외모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점점 정이 쌓였다는 그는 “김민재가 나이는 어리지만 묵직한 무게감이 있다. 너무 무게만 잡으면 나도 다가가기 힘들었을텐데, 또 살갑게 ‘앵기는’ 구석이 있더라. 김민재에겐 첫 영화라 기쁘면서 걱정도 많을 텐데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칭찬했다.
전직 레슬러인 만큼 레슬링을 실제로 연습하며 열심히 준비했다는 그는 “액션 연기는 다 힘들지만 전직 레슬러인데 어설프게 할 수가 없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나마 나는 20년 전에 레슬링을 하던 사람으로 나와서 덜 힘들었지만 김민재가 많이 고생했다. 레슬링 유망주로 나오니까 정말 잘해야 했다. 다칠까봐 몸 좀 사리면서 하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하더라”며 다시 아들 김민재의 칭찬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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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들처럼 흠뻑 정이 든 모습이었다. “김민재를 보면서 ‘나의 처음은 어땠나’ 돌아봤다. 나도 김민재처럼 몸 다칠 거 생각 못하고 열정을 불태웠던 적이 언제였나 생각해보니 ‘무사’때가 떠올랐다. ‘주유소 습격사건’ 끝나고 들어온 ‘무사’를 통해 정우성, 안성기, 주진모, 장쯔이 등 쟁쟁한 분들과 함께 했는데 너무 설레어서 열심히 했던 거 같다. 사막, 협곡 등에서 촬영해서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작품을 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안성기 선배님이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아야 해’라고 해주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고 지금도 그 말을 되새기며 작품을 한다. 공백기가 있었을 때 그 말씀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무사’가 벌써 17년 전 작품이라니,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걸 또 느낀다.”
여러 작품을 통해 여러 인물이 됐던 그는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타짜’의 고광렬을 꼽았다. “딱 한 가지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좋아하는 역할이지만 ‘타짜’ 고광렬이 가장 특별하다. 나를 있게 한 캐릭터이고 관객들도 사랑해준 캐릭터다.”
독보적인 연기력과 매력으로 영화 전체를 이끄는 그지만 어떤 연기를 보고 ‘정말 연기를 잘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냐는 질문에 라미란을 꼽았다. “라미란이 ‘국제시장’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아마 현장에서는 음악이 안 깔렸을텐데 정말 우리 고모가 추는 춤을 추더라. 박자를 무시하고 추는 춤, 그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그런 게 놀라운 거 같다. 라미란과는 ‘죽이고 싶은’을 함께 했었는데 왜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받는지 알겠더라. 그 장면을 보고 라미란에게 전화를 걸어 ‘넌 어떻게 그걸 표현했니’ 이렇게 말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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