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하룻밤만 재워줘' 박항서 감독이 고향 생각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하룻밤만 재워줘'에서는 이상민과 조재윤의 베트남편 첫 번째 이야기로 베트남의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과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상민과 조재윤은 베트남으로 출발 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사전 모임을 가졌다. 이상민은 박항서 감독과의 만남을 조재윤에게 알렸고 박 감독을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이상민은 박 감독이 활약했던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며 "당시 내가 잘나갔다. 15톤 트럭을 빌려 회사 사람들을 태우고 같이 응원했다. 정말 즐거운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 찾아온 손님 이상민, 조재윤을 만나기위해 공항으로 마중나왔다. 박 감독이 공항에 나타나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상민과 조재윤은 박 감독이 공항에서 기다릴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기둥 뒤에 숨어있다 꽃다발을 들고 나타난 박 감독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이날 이상민은 박항서 감독에게 양해를 구한 후 약을 복용했다. 박 감독은 농담 삼아 "비타민 아냐?"라며 웃었고, 이상민은 공황 장애로 약을 먹고 있음을 털어놨다. 이상민을 가만히 바라보던 박 감독은 "나도 있었어"라고 고백했고, 이상민과 조재윤은 매우 놀랐다. 그는 과거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앓았던 것.


조재윤은 "감독님과 상민이 형이 지나온 시간이 기가 막히게 타이밍이 맞는 거예요"라며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고, 그들이 걸어온 가시밭길을 안타까워했다. 박 감독은 자신처럼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재도약한 이상민에게 진심을 담아 조언했고, 이상민은 경청하고 공감했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조재윤은 "기쁜데 왜 눈물이 나려고 하지"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영웅이 됐지만 그로 인한 부담감도 컸다고 박 감독은 전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사랑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왔다. 결론은 간단하다. 제가 2배 이상 노력하면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에 도착한 이상민과 조재윤이 박 감독과 한국문화원으로 향했다. 특히 박 감독을 본 현지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등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 감독에게 쏠려있던 현지인들의 관심은 곧이어 조재윤과 이상민으로 옮겨갔다. 한국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봤다며 하나 둘 조재윤과 이상민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


결국 이상민은 팬들 앞에서 랩을 선보였다. 팬들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촬영을 하면서도 이상민의 랩에 맞춰 후렴을 부르며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지켜보던 조재윤이 "무슨 종교집단 같아"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매우 만족한 표정으로 이상민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감사 표시를 했다.


이상민과 조재윤이 박 감독을 위해 특별히 공수해온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앞서 이상민은 베트남으로 출발하기 전 박 감독에 대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했다. 박 감독의 향수를 자극할 산청 쏘가리 매운탕을 고향인 산청의 맛 그대로 공수하기 위해 미리 냉동해두는가 하면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간장게장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박스째 준비한 그의 남다른 정성과 솜씨가 빛을 발한 것.


박 감독은 조리 중에도 고향의 냄새에 입맛을 다시면서 설레는가 하면 식사하는 내내 촬영임을 의식하지 않고 바닥까지 싹 비워 만족감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가장게장을 폭풍흡입하고 먹으면서 싱글벙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폭풍 같던 먹방이 끝난 뒤 이상민은 제작진에게 미리 부탁했던 박 감독의 고향 방문 영상을 꺼내 들었다. 그는 고향의 영상을 보며 박 감독은 감동의 눈물을 훔쳤다. 영상 속 고향 친구는 박 감독이 "키는 작지만 강단이 있다. 별명이 '박카스'다"라며 "생각보다 눈물이 참 많다. 외로움이 많은 친구다"라고 설명했고 이를 보던 박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영상을 본 후 박 감독은 고향 친구들에게 영상편지를 남겼고 마지막에 "어머니 건강하세요"란 말을 힘겹게 꺼내며 오열했다.


한편, '하룻밤만 재워줘'는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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