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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스틸야드에서 뛰고 싶다.”

2015년 시작한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은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2016년 17세 이하(U-17) 대회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에는 15세(U-15), 14세 이하(U-14) 대회가 신설됐다. 중등부는 물론이고 기회를 잡지 못하는 1,2학년 선수들을 위해 대회를 세분화한 것이다. 4년 만에 모든 연령대의 선수들이 빈 틈 없이 고르게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외되는 선수들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31일 열린 결승전 결과 U-15는 FC서울 산하 오산중이, U-14는 부산 아이파크의 낙동중이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를 거듭하면서 챔피언십의 브랜드 가치는 확실하게 적립됐다. 다른 유소년 대회와 비교하면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프로 산하 유스팀만 참가하는 만큼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게 지도자, 선수들의 생각이다. U-15 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영진 FC서울 산하 유스팀 오산중 감독은 “챔피언십에는 선수들의 자존감이 걸려 있다. 특별한 대회”라고 설명했다. 결승전은 꿈의 무대다.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포항스틸야드 잔디를 밟는 것이다. 스틸야드는 프로축구의 ‘성지’다. 한국 최초의 축구전용구장이고, 분위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기도 하다. 챔피언십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스틸야드에서 뛰고 싶다”는 각오는 이제 관용어가 됐다.

챔피언십의 전통 중 하나는 전 경기를 야간에 개최하는 것이다. 올여름 대한축구협회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뒤늦게 각 유소년 대회를 야간에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진작에 실시하던 사항이다. K리그 유스팀 소속 선수 학부모는 큰 걱정 없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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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용도 흥미로웠다. 최근 K리그 유스 지도자들은 연맹을 통해 해외 연수를 경험하고, 워크숍을 갖는 등 교육 철학의 재고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결과보다 선수의 성장을 우선으로 하는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했고, 그 결과가 경기 내용으로 증명되고 있다. 대부분 팀들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실점을 방지하는 것보다 득점을 목표로 뛰는 모습이었다.

올해부터는 선수들이 직접 SNS 홍보에 나선 점도 특징이었다. 선수들은 매 경기 K리그 유스(kleagueyouth)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경기를 홍보했다. 경기 후엔 SNS에 올라갈 단체사진을 집적 찍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직접 챔피언십 홍보 담당자를 찾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현재 프로선수처럼 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과 소통하는 법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놓인 중등부 선수들이 팬의 존재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향후 프로에 입성했을 때 큰 도움이 될 만한 문화가 정착됐다는 점에서 소득이 큰 대회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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