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_3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사람도 잘 안 만나고, 음악도 안 들었어요. 침대에 누워서 천장만 봤어요.”

‘쎈 여자’ 이미지를 갖고 있던 가수 서인영(34)에게 지난해 1월 JTBC ‘님과 함께2’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일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부터 호흡을 맞췄던 크라운제이와 예능에서 재회로 화제를 모았던 당시 프로그램의 촬영 도중 서인영이 스태프에게 험한 욕설을 하는 동영상이 퍼졌고, 이후 그는 욕설한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다 제 잘못이죠. 반성하고 죄책감을 많이 느꼈어요. 18살에 데뷔해서 정신없이 사느라 철이 늦게 들었나 봐요.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겪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주위에서 어떤 분은 ‘너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거 아니냐’고 하시지만 솔직히 제가 잘못한 일이 맞아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내가 격해져 있었구나 반성하고 있어요. 데뷔 이후 의외로 별다른 시끄러운 일을 만들지 않았었는데 이번 일은 모두 제 탓이었어요. 동영상을 유포한 분을 원망한 적도 없어요. 스스로 ‘넌 벌을 받고 있는 거야’라고 반성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옛 소속사 스타제국과 전속계약이 끝난 그는 최근 음원사이트 소리바다와 계약을 맺고 새 음반을 준비해왔다. 신곡 ‘눈을 감아요’ 공개를 앞두고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리바다에서 취재진을 만난 서인영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반성과 자숙에 정해진 기한이란 없다. 컴백을 결심하더라도 대중이 받아줄지 장담할 수 없다. 서인영 스스로도 그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복귀 시점에는 정답이 없어요. 욕을 먹더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기회가 왔을 때 노래해야겠다 싶었어요. 결국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 같아요. 저를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제가 잘못한 게 있으니 싫어하실 테니까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가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사건으로 배운 점도 많다.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사람을 좋아하는데 표현방식에서 오해를 준다면 그것도 제 잘못이죠. 지금까지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었어요. 빨리 깨달았으면 좋을텐데 이제라도 알게 돼 다행이에요. 그래도 아직 배우는 과정이에요. 앞으로도 더 배워나가야 할 거 같아요.”

지난해 1월 이후 크라운제이와 아직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두 번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닿았어요. 그런데 프로그램 촬영 전부터 이제 그만 해야 할 거 같다는 이야기를 서로 나눈 적은 있었어요. 크라운제이 오빠도 복귀를 앞두고 생각이 많은 상태였는데 제가 도움이 못돼서 너무 미안해요.”

서인영의 신곡 ‘눈을 감아요’는 짝사랑의 아픔을 표현한 발라드곡이다. 솔로 히트곡 ‘신데렐라’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볼 수 없다. 서인영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 가창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요즘 깨달은 건 데 최고의 ‘신상’은 자연스러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타에 제 목소리만 얹어서 담담히 불렀어요. 앨범 재킷에도 화장기 없이 자다 일어난 모습을 담았고요. 예전엔 치골 패션, 미키마우스 머리, 높은 힐처럼 온갖 것을 시도했는데 결국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더라고요.”

서인영은 “이번에는 목표가 없는 게 목표”라며 “음원 성적은 원래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번엔 더욱더 신경 쓰지 않아요. 그냥 ‘서인영 목소리 좋다’, ‘계속 듣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소리바다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