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울산에 사는 한 50대 여성 A씨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낯선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대화 신청을 받았다.
A씨가 신청을 수락하자 이 남성은 자신이 중국계 미국인이며, 이라크에 파병된 특수부대 소속 장성이라고 소개했다. 남편과 이혼한 A씨는 이 남성과 서로의 사진을 주고받으며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번역기를 통한 대화는 어느덧 깊어져 이들의 사이는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A씨는 남성과 약 2개월간 SNS상에서만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을 ‘내 사랑’이라고 부르는 남성의 달콤한 말에 그의 존재를 전혀 의심치 않았다. 심지어 그가 군에서 은퇴하면 결혼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어느 날 이 남성은 A씨에게 “이라크에서 나가려면 외교관을 통해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군 은퇴 자금으로 받을 예정인 39억원을 당신에게 주겠다”면서 “자금을 받으려면 수수료가 필요하다”면서 재차 돈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지난달 3차례에 걸쳐 5만달러(5600만원 상당)를 울산시 남구의 한 은행에서 송금했다. A씨는 지난 8일에도 남구 야음동 NH농협 대현지점에서 언니 명의로 3만5000달러(3900만원 상당)를 또다시 남성에게 송금하려 했다.
자신은 이미 5만달러를 보내 해외송금 제한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기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한 지점장이 A씨의 송금을 미루고, 남부경찰서 야음지구대로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야음지구대 경찰관들은 이를 사기 사건으로 보고 A씨를 설득해 돈을 보내지 않도록 조처했다. 경찰 확인 결과, 신원 미상의 사기범이 실제 미군을 사칭해 A씨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범이 사칭한 군인은 실제로 미군에서 36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했으며 이런 내용이 기사화된 것으로 경찰관이 확인했다. 경찰은 사기범이 A씨에게 준 사진도 이 미군의 얼굴을 도용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미군을 사칭한 사기가 SNS를 통해 빈발하고 있다”면서 “SNS상에서 개인정보나 금품을 요구할 때에는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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