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가족 예능과 관찰 예능, 먹방까지 '대세 아이템'을 총망라한 '어머니와 고등어'가 안방 극장을 찾았다.


24일 방송된 KBS2 추석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어머니와 고등어'에서는 노사연, 유세윤, 이수지가 '엄마 밥'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지난 2012년 모친상을 당한 언니 노사봉과 함께 등장했다. "항상 엄마가 나를 보며 노사봉이 있어 걱정 없다고 말했다. 언니가 딸처럼 나를 돌봐줬다"라고 언니와의 돈독한 우애를 전한 노사연은 노사봉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노사연은 "언니 음식이 엄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이다. 엄마 생각난다"라고 엄마의 손맛을 회상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이북 출신인 자매는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택했다. 이 자리에는 노사연의 사촌인 배우 한상진도 합류했다. 그는 "어렸을 때 정말 많이 먹었다. 111kg까지 찌고 먹는 걸 중단했다"라며 "두 달 만에 48kg을 뺐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사니 그만큼 빠졌다"라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노사연이 기록하고 싶은 '엄마 밥'은 소금게장과 이북식 게찜이었다. 자매는 노사봉의 지휘에 맞춰 척척 음식을 완성했다. 다소 생소한 이북 요리가 MC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요리 중 어머니가 생전 좋아하셨던 춤을 함께 춘 후 어머니에게 영상 편지를 띄우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유세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유세윤의 어머니는 유세윤과 친구들이 오자 미역국에 꼬막까지 진수성찬을 내왔다. 심지어 연잎밥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대부분 인스턴트 음식이었던 것. 실제로 냉장고도 인스턴트 음식으로 빼곡히 차있었다.


유세윤의 어머니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어머니의 하루는 이른 아침에 시작했다. 밥도 먹지 않고 집을 나선 어머니는 이런저런 강의를 들으며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오후 6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온 뒤엔 소시지로 끼니를 해결했다. 어머니는 "혼자 먹으려고 깎고 씻고 끓이고 하는 게 무의미한 것 같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식사 후엔 밤 10시까지 재봉틀 앞에 앉아 작업을 했다. 어머니의 일상을 지켜보던 유세윤은 눈물을 보였다.


모자의 '엄마 밥'은 돈가스. 오랜만에 요리를 하는 유세윤의 어머니는 고기를 고르고 빵가루를 고르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결과물은 훌륭했다. 어머니는 고기에 견과류를 넣은 튀김옷을 입혀 견과류 돈가스를 완성했다.


이수지와 어머니의 일상도 공개됐다. 흥이 넘치는 이수지의 어머니는 요리 실력은 MC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어머니는 이수지가 개그우먼이 됐을 때의 뒷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딸이 적당히 학교를 졸업해 공무원이 되길 원했다"라며 "개그우먼이 된 후 TV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 뒤에선 응원했지만 딸이 방송을 마친 후 잘했냐고 물어봐도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딸에게 쏟은 엄마의 노력을 몰라준다고 생각해 서운했다"라고 당시 서운했던 심정을 이야기했다.


식사를 마친 이수지와 어머니는 '엄마 밥' 기록을 남기기 위해 낙지닭볶음탕을 만드는 모습을 촬영했다. 개그우먼인 딸과 고음의 목소리에 걸출한 입담을 지닌 어머니는 요리 내내 웃음바다를 만들며 맛있게 요리를 완성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어머니와 고등어'는 최근 예능계의 핫 키워드를 모두 갈아 넣어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가족부터 관찰, 먹방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여기에 '예능 치트키' 노사연과 유세윤, 그리고 신선한 얼굴인 이수지까지 더해지니 재미와 감동은 확실했다.


그러나 기시감을 피하지는 못했다. 가족의 이야기는 가족 이야기대로, 일상 관찰은 일상 관찰대로, 먹방은 먹방대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줬다. 하루 치 파일럿이었던 만큼 차별화된 임팩트를 보여주기엔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만약 정규 편성에 성공한다면 차별성을 빠르게 확립하는 게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