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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안방도 극장가도 춤의 힘, 그리고 실화의 힘을 기대하고 있다.
3일 첫선을 보인 KBS2 새 월화극 ‘땐뽀걸즈’와 4일 언론배급시사회로 베일을 벗은 영화 ‘스윙키즈’(강형철 감독)이 그렇다. 게다가 두 작품 모두 경상남도 거제 배경으로 한다는 묘한 공통점까지 있어 신기할 정도다.
‘땐뽀걸즈’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서 ‘땐’스 스‘뽀’츠를 추는 여상아이들을 그린 드라마. 동명의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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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신인에 가까운 박세완과 이주영은 물론 이번 드라마로 데뷔한 주해은, 신도현, 이유미, 김수현 등 거제여상 2학년 6인방이 땐뽀반에 입성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은 ‘땐뽀걸즈’는 청정 힐링 에너지를 선사하는 샛별들의 반란이 되고 있다. 비록 월화극장 동식나대 경쟁작인 MBC ‘나쁜 형사’에는 시청률 면에서는 많이 밀리기는 하지만, 문채원 주연의 tvN ‘계룡선녀전’이나 김유정 주연의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와는 나란히 3%대로 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내로라 하는 스타들의 드라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땐뽀걸즈’ 속 신예들의 활약이 남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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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인 등용문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땐뽀걸즈’에서 이들이 펼치는 10대 소녀들의 고민과 우정에 대한 소소하지만 섬세한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이들을 한데 모이게 한 댄스 스포츠는 드라마에 힘을 톡톡히 보태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음악과 춤이 가세한 장면들은 눈길을 모으기 충분한 것. 게다가 4일 방송에서는 박세완과 남자주인공 장동윤이 춤 연습에 매진하는 가운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며 설레는 러브라인까지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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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영화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이 결성되는 이야기.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상황에서 포로수용소에 모인 사람들이 이념을 이유로 피 튀기는 싸움을 펼치지기도 하지만, 국가와 이념, 민족과 인종의 경계를 넘어선 주인공들이 한마음이 되어 춤사위를 펼치려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같은 ‘스윙키즈’는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영화화한 것으로, 뮤지컬은 한장의 사진에서 출발했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거제 포로수용소 안에서 탈춤을 춘 사람들의 사진자료가 모티브가 돼 ‘스윙키즈’의 얼개가 짜여지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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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 속에서도 춤을 통해 이념과 갈등을 뛰어넘는 이야기는 동족 상잔의 아픔을 여전히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위로인 동시에 우리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형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악당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념이었으면 했다”면서 “이념이 시스템 위에서 인간을 휘두르는 것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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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로기수 역을 맡은 엑소의 멤버인 도경수와 브로드웨이 최고의 탭댄서로 꼽히는 자레드 그라임스 등이 펼치는 흥겨운 탭댄스는 관객들의 어깨를 함께 들썩이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주인공들뿐 아니라 조연들의 군무나 댄스 경합도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되고, 틈틈이 등장하는 브라스 밴드의 경쾌한 음악도 영화의 흥을 북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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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속스캔들’과 ‘써니’ 등을 통해 따뜻한 이야기과 음악을 결부해 대중적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어온 강형철 감독이 4년만에 내놓는 ‘스윙키즈’은 관객들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이번 ‘스윙키즈’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관객들에게 좀더 강렬한 여운을 남기지 않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 MI·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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