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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이태양(왼쪽)과 문우람.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코엑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선수들의 실명까지 공개돼 안타깝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장윤호 사무총장이 이른바 ‘이태양 폭로’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장 사무총장은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 브로커 혐의로 영구실격을 당한 문우람(전 히어로즈)과 이태양(전 NC)의 폭로에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장 총장은 “검찰조사와 대법원에서 이유없음으로 항소심을 기각한 사안을 재론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선수 입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수는 있지만 동료들의 실명까지 거론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KBO리그 선수들을 보호할 의무가 KBO에도 있다. 몇몇 선수들은 사건 당시 검잘 초사까지 받았고 무혐의 처분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작은 의혹도 남기면 안되기 때문에 각 구단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해당 선수들이 이번 사건과 연관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그러나 “명예훼손에 관한 부분은 KBO가 나설 수 없는 사안이다. 법리 해석 결과 명예훼손은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한다고 하더라. 다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 다른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장윤호 사무총장
KBO 장윤호 사무총장이 14일 KBO 회관에서 선동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사퇴에 대한 KBO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폭로 여파로 당초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던 E 선수는 불참을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본인은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도 준비 중인 것으로 들었다. 브로커가 이태양을 회유하는 과정에 마구잡이식으로 언급했던 선수들을 여과없이 언론에 공개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분노했다.

사법 당국의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실제로 경찰과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검찰 수사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이태양과 문우람의 주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정부가 사법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데에도 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야구인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우람의 심경은 이해가 간다. 그렇더라도 야구인들의 축제인 골든글러브 시상식 날 오전에 책임감 없이 폭로전에 가까운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문제가 있다.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측면에서 이태양과 문우람의 향후 거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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