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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버컨헤드 | 장영민통신원

[버컨헤드=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 정다워기자]최근 손흥민(27)은 못 하는 게 없는 공격수로 진화하고 있다.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버컨헤드의 프렌턴 파크에서 열린 트랜미어로버스와의 2018~2019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7-0 대승을 견인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FA컵 4라운드(32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최근 자신의 경기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공격수가 갖춰야 할 기량을 하나도 빠짐 없이 발휘했다. 손흥민의 슛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정확하고 강력한 슛을 구사해 상대 골키퍼를 어렵게 만든다. 이날 득점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12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슛을 시도했는데 골대 구석을 정확하게 찌르는 슛이었다. 강하지는 않았지만 골키퍼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과 코스로 공이 향했다. 특유의 슛 감각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슛으로 연결하기 전까지는 화려한 드리블, 폭발적인 스피드가 빛났다. 손흥민은 하프라인 뒤에서 공을 잡아 질주했다. 상대 수비 진영을 빠르게 통과했고,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따돌렸다. 4부리그 소속인 트랜미어의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진영과 득점 장면은 달랐지만 압도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과 정확한 슛은 지난 11월25일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나온 환상적인 득점 장면과 유사했다. 당시의 득점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골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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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버컨헤드 | 장영민통신원

손흥민은 최근 ‘특급 도우미’ 구실까지 한다. 원래 패스, 연계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뒤집는 활약이다. 트랜미어전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3분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한 명 따돌린 후 페널티박스로 진입했고, 수비수 사이로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페르난도 요렌테에게 정확히 향했고, 이변 없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10분 세르주 오리에의 골에도 손흥민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후방에서 올라오는 롱패스를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받았다. 평범하게 받지 않고 백힐로 절묘하게 컨트롤해 자신의 마크하는 수비수의 중심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어 오른쪽에서 침투하는 오리에에게 땅볼 패스를 밀어줬다. 이어 오리에가 가볍게 마무리해 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 앞에서도 재치 있게 공을 컨트롤하는 능력, 동료의 위치를 확인하고 연결하는 패스가 일품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8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서만 5도움을 올렸는데 하나만 추가하면 지난 시즌 6도움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이제 막 분기점을 지났기 때문에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시간이 갈수록 완전체의 공격수로 진화하고 있다. 빈 틈을 찾기가 어렵다. 좌우 측면, 최전방, 2선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역습 상황은 물론이고 이날처럼 밀집 수비로 벽을 쌓는 상대를 만나도 기복 없이 활약한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세계적인 동료들 사이에서 뒤지지 않는 기량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 손흥민이 후반 20분 교체 아웃 될 때 토트넘 원정팬, 그리고 트랜미어의 홈팬들까지 박수를 보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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