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재영 \'승리가 보인다\'
2018-2019 여자 프로배구 V-리그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이재영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12. 24.계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화성=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제가 남자부 경기는 잘 안 보는데 정지석 오빠 영상은 계속 보면서 배우고 있다.”

흥국생명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23)은 6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2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0(25-21 25-17 26-24) 완승을 이끌었다. 이재영의 활약 속에 승점 3을 추가한 흥국생명은 37점을 확보해 IBK기업은행(35점)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이재영은 공수에 걸쳐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1~3세트 공격성공률이 54.76%에 달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평균 기록인 38.72%를 크게 상회했다. 후위공격으로 5득점을 만들었고 서브에이스로 2득점, 블로킹으로 1득점을 추가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던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펄펄 날며 승리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특기인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면에서도 뛰어났다. 리시브 효율이 47.62%로 팀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리베로 김해란(50%) 뒤를 이었다. 상대의 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아내는 동시에 공격까지 해냈다. 디그도 20회 시도해 18회 성공했다. 김해란만이 이재영보다 많은 디그(21회)를 기록했다. 공수에 걸쳐 빈 틈을 찾기 어려운 경기였다. 자신의 이름값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재영은 원래 공수 밸런스가 좋은 선수다. 350득점으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박정아(한국도로공사·375득점)에 이어 2위다. 키가 178㎝로 큰 편은 아니지만 점프력이 좋고 스윙 타이밍이 빠르다. 수비도 좋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4.3회의 디그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수 능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재영은 남자부의 정지석(대한항공)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유미 KBSN 해설위원도 “이재영을 보면 공수 밸런스가 좋아 정지석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377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리시브 2위, 디그 6위로 수비 능력도 뛰어나다. 정지석은 1995년생, 이재영은 1996년생으로 나이도 비슷하다. 향후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재영은 “남자 배구는 잘 안 보는데 정지석 오빠 영상은 많이 본다”라며 “김기중 코치께서 내게 요구하는 스타일이 정지석 오빠와 비슷하다. 도약하는 부분과 차고 올라가는 힘, 때린 후의 착지, 그리고 볼을 때릴 때 허리를 쓰는 힘이 진짜 좋은 것 같다. 나도 그런 배구를 하려고 한다. 친하지 않지만 정지석 오빠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지석을 롤모델로 삼아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재영이 공격 뿐만 아니라 서브 리시브도 거의 완벽하게 해줬다. 열정적이고 준비를 잘한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다”라며 칭찬했다. 박 감독 말대로 이재영은 성장, 진화하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이기 때문에 전성기도 오지 않았다. 스스로 이를 악물고 노력하고 훈련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날 완벽한 활약에도 이재영은 “수비 실수 한 번이 마음에 걸린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기량, 정신적인 면에서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선수가 바로 이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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