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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조한철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가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채우고 있다.
조한철은 tvN 주말극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18년 경력 베테랑 편집자이자 푸근하고 털털한 문학인 봉지홍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봉지홍은 출판사 겨루의 창립 멤버로 조한철은 끝을 모르고 망가지는 코믹부터 심금을 울리는 눈물 연기까지 선보이며 역대급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작가와의 작업 자체가 너무 좋은 천생 편집자이자 좋은 작품을 읽으면 3초 안에 눈물을 글썽이는 순도 높은 감수성을 지닌 봉지홍을 그려내며 시를 사랑하는 문학인의 모습과 더불어 사연 많은 짠내 유별 캐릭터로 시청자의 눈물을 뽑아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있다. 이런 봉지홍의 매력을 거침없이 그려내는 조한철의 ‘열연 모먼트’를 짚어봤다.
지난 4회 방송분에서 차은호(이종석 분)는 강단이(이나영 분)을 포함한 겨루의 신입 직원들과 함께 책이 파쇄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인쇄소로 향했다. 떠나는 그들을 보며 봉지홍이 건넨 한 마디. “마음 아프게 거길 어떻게 가” 봉지홍에게 책이란 마음으로 낳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팔리지 않는 책들은 필수불가결하게 파쇄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조한철은 담백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책에 대한 봉지홍의 애정을 담아냈다.
봉지홍은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시집병’을 앓고 있다. 창틀에 앉아 분위기를 잡으며 시를 읊거나 겨루 대표 김재민(김태우 분)에게 시집의 발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곤 했다. 그러나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겨루에서는 시집이 출간할 예정이 없다. 최 시인과 점심 약속 건으로 인해 사무실에서 대표와 고성까지 오가고 장삿꾼이 되어버린 대표에게 봉지홍은 서운함을 느끼게 됐다.
자리를 박차고 나온 봉지홍은 그를 따라 나온 차은호를 향해 시에 대한 애정이 기반된 현실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조한철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바라보기도 하고 대화 중간에 한숨을 쉬거나 허공을 바라보는 등의 디테일을 통해 봉지홍이 겪고 있는 괴로움과 공허함을 그려냈다.
봉지홍은 약속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최 시인이 걱정되어 그의 집까지 찾아왔고 그 앞에서 차은호와 만나 함께 최 시인의 집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집주인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최 시인만이 남아 있었다.
계단에 주저앉은 봉지홍은 김재민에게 그의 죽음을 전하며 뜨거운 눈물과 함께 자책했다. 지난 만남에 고기를 사주지 못한, 조금 더 일찍 오지 못한 자기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은 봉지홍. 갈무리할 수없이 터져 나오는 슬픔의 감정과 오열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조한철의 인생 연기가 캐릭터에 시너지를 더한 것은 물론 전무후무한 역대급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대체불가한 그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봉지홍과 서영아(김선영 분)는 지난 6회 방송분에서 부부의 연을 마무리하고 이혼했다. 봉지홍은 서영아와의 갈등이 평소와 같은 사소한 다툼인 줄 알았으나 다음날 이혼 서류로 돌아왔다. 봉지홍에게는 갑작스러운 일. 하지만 아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비단 이 사건 하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 계속됐을 것이라 판단했고 결국 봉지홍은 자신보다 서영아를 위한 선택을 내리게 됐다.
이후 최시인의 죽음까지 겪으며 방황하는 봉지홍에게 서영아가 찾아와 덤덤하게 조언을 하고 끝나버린 두 사람의 관계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봉지홍은 한 마디 말없이 그저 듣기만 했다. 봉지홍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대사 없이 표정과 시선만으로 표현해 낸 조한철의 연기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매 작품마다 하나의 캐릭터 안에서도 다채로운 연기 톤을 선보이는 조한철.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다시 한 번 그의 진가를 보여주며 꾸준히 자신만의 연기 펼치고 있다.
한편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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