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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나 윌리엄스와 앤디 머레이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드림팀일까.

1877년 창설돼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올해는 남·녀가 짝을 이뤄 경기하는 혼합복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영국이 자랑하는 남자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와 여자 테니스사에서 가장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서리나 윌리엄스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드림팀일까’라는 트윗을 올리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영국의 자존심과 미국의 별이 만났다. 올해 32살로 스코틀랜드 출신인 머레이는 2013년과 2016년 윔블던 정상에 올랐고, 2012년과 2016년 하계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2000년대 영국 테니스 최고의 스타다. 38살인 윌리엄스는 메이저대회 23번 우승으로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설명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력만 놓고 보면 윔블던의 마이너 종목인 혼합복식에 나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지만 둘은 최근 부상과 출산 등으로 정체기를 겪는 중이다. 머레이는 고질적인 고관절 부위 부상으로 단식 세계랭킹이 227위까지 내려갔다. 올해 은퇴 계획까지 내놨다. 이번 대회에선 단식에 출전하지 않았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만 나선다. 윌리엄스는 2017년 딸을 낳은 뒤 메이저대회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둘은 복식에 눈을 돌렸고 특히 혼합복식에서 ‘세기의 커플’로 뭉치게 됐다. 기량이 하향세인 만큼 성적을 얼마나 낼지는 불투명하지만 둘이 ‘원 팀’을 이루는 것 자체로 세계 테니스계가 들썩이는 모습이다. 뉴욕 타임즈도 3일 “테니스 혼합복식 사상 가장 훌륭한 경력의 선수들이 만났다”고 설명했다. 윔블던 혼합복식은 4일부터 열린다. 머레이는 “윌리엄스는 복식 성적도 뛰어나고 잔디코트에 강하다”며 “그는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믿음직한 파트너”라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3일 여자단식 첫 판을 이긴 윌리엄스는 여러 종목에 함께 나서는 것에 대해 “내 무릎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중도 포기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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