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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국민배우’들이 여름 극장가를 이끈다.
‘국민배우’라는 수식어는 결코 쉽게 붙여지는 수식어가 아니다. 높은 인지도는 물론,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력을 가지고 오랜 시간 활동한 이들에게만 붙여지는 말이다. 남녀노소의 신뢰를 얻는 ‘국민배우’들이 여름 극장가에서 그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먼저 24일 개봉한 영화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의 송강호를 빼놓을 수 없다. 송강호는 ‘나랏말싸미’에서 세종 역을 맡았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친근하고, 존경 받는 왕 중 한명인 세종인 만큼 익숙한 존재지만 송강호는 기존의 세종과는 또 다른 송강호만의 세종을 그렸다. 백성을 위한 마음을 가진 성군의 모습도 있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고민하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갈증(당뇨병) 등 질병에 고통스러워 하며 때로는 평범한 사람임을 꿈꾸는 ‘인간 세종’의 면모를 깊이 있게 연기해냈다.
박해일, 故전미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지만 든든한 중심축을 맡은 송강호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하지 않지만,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송강호의 연기는 ‘역시 송강호’라는 말이 이번에도 나오게 한다.
데뷔 62주년에 빛나는 한국 영화의 상징 안성기도 여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안성기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사자’(김주환 감독)를 통해 구마사제 안신부 역을 연기했다. 안성기는 따뜻한 모습을 갖고 있지만 구마 의식을 할 때는 누구보다 카리스마 가득한 모습으로 영화를 이끌었다. 여기에 안성기 표 유머까지 적재적소에 곁들여지며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는 평이다.
여전히 관객에게 낯설 수 있는 구마 의식을 다룬 영화, 그러나 많은 작품 속에서 그려진 만큼 차별화된 사제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숙제가 있었지만 ‘국민배우’ 안성기인 만큼 이를 노련하게 해낼 수 있었다. ‘사자’ 속에서 안성기의 저력이 다시금 발휘됐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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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에서도 전 세대가 사랑하는 배우 유해진이 나선다. 1920년 6월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최초의 승리한 전투를 그린 ‘봉오동 전투’에서 유해진은 전설적인 능력을 가진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 유해진은 누구보다 동료들을 아끼면서도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고 비상한 솜씨로 일본군에 맞서는 인물을 그려내며 또 다른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전작을 통해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으며, 원톱 주연으로 나선 ‘럭키’(이계벽 감독) 역시 성공적으로 이끌어 자신의 힘을 제대로 입증한 유해진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진심 있는 인물 그 자체로 변신했다는 유해진인 만큼 애국심이 고취되는 8월 시의 적절한 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들 뿐 아니라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이상근 감독) 속 ‘국민배우’들도 있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주연으로 나서는 ‘엑시트’지만 용남(조정석 분)의 부모님 역을 맡은 고두심과 박인환도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이들은 자칫 코믹으로만 흐를 수 있는 영화의 내용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더해 감동까지 선사하며 흥행의 또 다른 ‘치트키’로 거론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국민배우’들의 활약에 대해 “완성도를 높이는 연기는 물론 후배들에게 귀감 되는 모습을 보이는 배우들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배우나 스태프, 관객에 믿음을 준다. 현장에서도 많은 경험을 토대로 노련한 모습이 있기에 자연히 분위기도 좋게 해주고, 왜 ‘국민배우’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등 외화들이 강세를 보였던 가운데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하는 이들이 나서기에 여름 한국 영화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김도훈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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