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현 (5)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지승현이 애틋한 로맨스 연기로 연기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혔다.

지승현은 최근 종영한 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 영화제작사 대표 재벌 2세이자,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이사 송가경(전혜진 분)과 정략결혼한 사이인 오진우를 맡아 열연했다. ‘검블유’ 종영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지승현은 “이렇게 핫하고 스타일리시한 드라마에 함께 하고 오진우란 좋은 캐릭터로 살 수 있어 행복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검블유’ 마지막회에서 오진우는 송가경에게 연애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오진우는 짝사랑을 다짐, 3개월이 흐른 뒤 기자회견을 하고 나오는 송가경에게 배타미(임수정 분), 차현(이다희 분)을 통해 스포츠카를 보내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열린 결말의 의미를 묻자 지승현은 “누구보다 가경이의 마음을 잘 아니까 추억이 많은 그 차를 자신이 아닌 친구들을 통해 보낸 거다. 진우의 빅피처 아닐까”라며 “가경이에게 차를 다시 돌려달란 핑계로 다시 만나려고 한 거 아닐까 혼자 생각했다. 만약 차 안에 제가 있었다면 식상했을 거 같은데 마지막까지 멋있었다”고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송가경을 짝사랑하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은 이유에 대해서 “‘역시 아닐줄 알았어’의 미소다. 진우는 가경이가 아니라고 할걸 알고 있었을 거다. 어떻게 보면 진우도 직진남의 정석이라 가경의 거절에도 ‘난 사랑하고 있을게’라며 끝까지 기다릴테니 내게 와라라는 의미의 미소이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무심한 듯 다정한 오진우의 사랑법에 공감하느냐고 묻자 지승현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한 사람에게 정말 푹 빠져서 사랑해봤던 기억들이 있지 않나. 나도 그 기억 속 나에게 빙의했고 그래서 많은 부분을 공감했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선 “하도 오래돼서 모르겠다”고 웃으며 “진우같이 ‘오다 주웠어’ 스타일인 거 같긴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진우는 흔한 재벌2세 캐릭터는 아니었다. 대사도 별로 없어 좋아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복잡한 감정선을 표정과 눈빛을 통해 입체적으로 담아내야 했다. 고충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사가 많이 없었는데도 모든 대사들이 하나같이 주옥같은 대사였다. 느끼하지 않게, 사랑을 담지만 넘치지 않게, 표정까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 작품이다. 어떤 느낌으로 가경이의 눈을 쳐다봐야 할까 감정들에 대한 연습을 했다”며 “표정 감정연기에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텐션있게 나왔다고 해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13년차인 지승현은 ‘검블유’를 통해 첫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그만큼 감회도 새로울 터. “‘검블유’는 내게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다. ‘바람’이란 영화로 주목받았고 ‘태양의 후예’를 통해 드라마로 인사를 드렸다. 센 역할이나 혼자 외로운 역할을 많이 맡게 됐는데 로맨스란 장르에도 제가 들어갈 수 있게 돼서 앞으로도 제 연기 스펙트럼 넓힐 수 있는 포인트가 된 거 같아 기쁘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전혜진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전혜진 선배님은 정말 최고다”라고 운을 뗀 지승현은 “로맨스가 처음이기도 하고 선배여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것만 보고 전 밸런스만 맞춤 됐었다. 나중엔 ‘누나 아니었음 못했다’고 그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란 말에 “가경이와 극장에서 도망가다 숨은 장면이 있다. 구석에 숨어서 손잡고 있었던 장면이 마치 ‘화양연화’를 떠오르게 해서 기억에 남는다. 또 가경이가 이혼 도장을 찍으며 눈물을 흘릴 때 같이 안아주는 장면은 약 2분간 롱테이크로 찍었는데 한 번에 오케이 돼서 기억에 남는다. 혜진 선배의 연기 집중력이 너무 좋았고 그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또 두 사람이 함께한 마지막 와인 데이트 장면에 대해선 “진짜 와인을 마시며 촬영했다. 편의점에서 직접 사왔다”고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지승현은 ‘검블유’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멜로물에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항상 멜로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이번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뻤다”는 그는 “다음엔 진한 치정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어른 멜로도 도전해보고 싶고, 이번 작품에선 사랑을 애둘러 표현했다면 다음 작품에선 아껴뒀던 사랑 표현을 다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바를정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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