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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최근 공유기반의 모빌리티(Mobility) 서비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는 시장 확대와 더불어 사용자 인식 개선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여전히 큰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의 발전 방향, 이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노재승 국민대학교 교수를 만났다.
- ‘자동차’와 ‘모빌리티’, 어떤 기준으로 구분되나.
이전에는 단순히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 자체를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동 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개념의 차이다.
특히 모빌리티는 ‘타다’와 ‘카카오 모빌리티’ 등 사용자 중심의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방향에서부터 향후 연결성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안에서 이동간 다양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등 이동의 가치를 더욱 높혀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 자동차가 이제는 단순 재화보다는 용역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그렇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완성을 논한다. 마스란 앞서 언급했듯이 이동 수단을 서비스의 개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예로 사용자가 체감하기에 택시와 우버의 차이는 크게 없다. 운전자 프로필, 평점, 이동경로 선행 파악, 예상비용 등을 알려주는 정도의 차이다. 하지만 단순 이동 목적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했다는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개념이다.
- 확대돼가는 ‘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에 대해 짚어보자. 학계에서는 국내에서의 카셰어링 입지나 인식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용자 인식 측면에서는 첫 번째,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태도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시간이나 거리 등을 따져, 계획하에 더 효율적인 이동을 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카셰어링 사용자가 스마트컨슈머로서 똑똑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 카셰어링 분야에서 점차 서비스 이용자의 적극성이 더 반영되는 듯 하다.
그렇다. 업체가 바라는 의도와도 일치한다. 업체들은 서비스 이용자들 간에 커뮤니티가 이뤄져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동질감을 갖거나 카셰어링, 나아가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카셰어링 성장세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다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차를 구입하지 않고 공유한다는 사실이 기존의 완성차 업체에는 차량 판매에 저해되는 요소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후 카쉐어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사용자들이 자사의 차량을 금액을 지불하고 운전해보는 ‘시승 개념’의 장점에 관한 인식이 확대되며, 완성차 업체들은 카셰어링을 반기게 됐다. 실제로 카셰어링 사용자가 환경 변화(거주지를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동할 경우, 아이가 태어나 차량 소유가 필요한 경우 등)를 맞이할 때 70% 가까이 과거 카셰어링 시 사용했던 차량의 브랜드나 모델을 구매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용자들은 시승을 해본다는 장점과 업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에 모두 윈윈(Win-Win)이라 볼 수 있다.
- 한국 카셰어링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나.
처음으로 카셰어링이 시작된 게 스위스다. 물론 이때는 개인 간 공유 서비스였다. 이를 기반으로 카셰어링 분야는 현재도 유럽 쪽이 선도하고 있는 것이 맞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며 카셰어링 분야의 발전 속도가 최근 10년 사이 매우 빨라졌다. 향후 자동차 산업 발전의 성패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스마트폰 앱을 구현하느냐에 달렸다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분석도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카셰어링 발전을 가속할 환경이 잘 만들어져 있다. 다른 나라가 카셰어링 분야에서 한 개의 연구에 3~4년을 소요한다면, 한국은 이를 1~2년으로 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ICT를 활용한 서비스 구축을 통해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이나 개선점을 ‘보다 빠르게’ 접수하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 실 사용자의 인식도 발전되는 서비스 속도를 따라가야 할 것 같다. 앞서 이 서비스를 발전시킨 국가들의 인식은 어떤가.
영국에서 연구를 진행할 때, 한 부엌 디자이너를 만났다. 유럽의 경우 인테리어 시 부엌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경우가 잦은데, 카셰어링을 통한 차량으로 이동을 했더니 인테리어를 의뢰한 고객이 얼굴이 찌푸리더라는 얘기를 전했다. 고객 입장에서 큰 돈을 지불하고 의뢰를 하는데 디자이너가 고작 카셰어링 차량을 쓴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영국 자동차프로그램 탑기어 진행자인 제레미 클락슨도 “세상에서 제일 빠른 차는 렌트카”라고 우스갯소리로 언급하기도 했다. 본인의 차량이 고급 스포츠카여도 속도를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대여를 한 차의 엑셀은 끝까지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대여 차량에 오물을 투척한다든지의 사례는 많다. 이렇듯 공유경제·서비스에 대한 책임의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후발국가들만이 함양해 나가야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 카셰어링의 향후 발전 방향성에 대해 알고 싶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이슈들이 있다. 프랑스에서 한 회사가 공유에 특화된 디자인으로 차(단일모델)를 만들었는데, 이 회사만 공유차를 공급한다면 관리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더라도 결국 공급업체의 종속되는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차량 공급가를 업체에서 높이거나 사용자의 만족도가 낮을 때 대체할 방법이 없게 된다. 이러한 구조 형성을 지양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
이어 앞서 언급한 시민의식의 개선과 차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에 대한 구분이 이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 정리하자면.
카셰어링을 비롯한 모빌리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특히 완전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이상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특히 카셰어링 이용자의 경우 편의성이 증폭된다. 일일이 차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이 호출하면 차량이 준비돼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적은 수의 차량으로도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며 나타나는 장·단점들은 자연스레 보완 개선돼 나갈 것이다. 결국은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시장의 재편이 관건이다.
hrlee@sportsseoul.com
●노재승 교수 약력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조교수)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디자인대학원 운송디자인전공 주임교수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업디자인학과 학사
영국 Coventry University, Automotive Design MA (석사)
영국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Design Research MRes (연구석사)
영국 Royal College of Art, Vehicle Design PhD (박사)
한국 자동차공학회 디자인 연구회 간사
前 영국 Car Design Research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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