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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연일 폭염 경보 속에 그라운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수와 코치들이 무더위에 흔들리고 있다.
KT 한혁수 주루코치는 11일 수원 한화전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3루 베이스 옆 서서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를 이끌었다. 하지만 3회 2사 1루 멜 로하스 주니어 타석 때 갑자기 비틀거렸다.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뒷목을 만졌다.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주심에 손을 들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경기는 바로 재개됐지만, 4회 공격 때는 김태균 수석코치가 한 코치 대신 주루 코치로 나서났다.
몸에 이상을 호소한 터라 한 코치가 계속 그라운드로 나가는 것은 무리라 본 것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한 주루 코치가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김 수석코치가 3루 주루 코치로 나갔다. 어지러움증은 무더위 탓인 듯 하다. 김 수석코치가 SK 시절 3루 주루 코치를 본 적 있어 대신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오지환도 무더위로 인한 탈수 증세로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9일 NC와의 원정경기 종료 후 탈수 증세를 호소했고, 지난 10일에 이어 11일 잠실 SK전에도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오지환이 수액을 맞고 나서도 회복이 더뎌 (10일 경기 때)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 뿐아니라 롯데 손아섭 역시 지난 10일 창원 NC전에서 탈수 증세로 선발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서울과 인천, 수원 등이 최고 35도, 대전과 대구 등은 최고 34도까지 올라갔다. 기상청도 오후 2~5시 사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넉넉히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오후 5시 경기를 앞두고 KT는 오후 2시부터, 한화는 오후 3시부터 훈련을 소화했다. 무더위로 평소보다 훈련시간을 짧고 간결하게 한다고 했지만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날씨여서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실상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는 없다고 봐야 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일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경보로 보고 현장 상황과 예보에 따라 취소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 6시, 6시 30분에 섭씨 35도 이상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금의 규정 하에서는 더위, 특히 폭염으로 취소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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