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증거인멸 교사·실행의 혐의를 받는 고광현 애경 전 대표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제501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 권오철 기자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선고를 받았다.

증거인멸을 실행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성진 전 애경산업 홍보·총무부문장(전무)은 징역 1년을, 이낙형 애경산업 총무팀장(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홍준서 판사는 23일 오전 10시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이들 세 명의 피고에게 이 같이 판결했다.

이들은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회사의 관련 자료들을 직원의 처갓집 다락방에 숨기는 등 증거를 인멸·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해당 다락방에서 발견한 자료는 애경이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만든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을 입증한 서울대실험보고서와 애경이 직접 제조한 가습기살균제 브랜드 ‘파란하늘 맑은가습기’에 관한 것이다.

고 전 대표는 증거 인멸·은닉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행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 전 전무와 이 부장이 증거 인멸·은닉에 가담한 사실이 고 전 대표의 지시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었던 것으로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고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고, 양 전무와 이 부장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