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차승원이 코미디로 돌아왔다.

차승원은 추석 개봉하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계벽 감독)을 통해 갑자기 아빠가 된 철수를 연기했다. 차승원은 지난 2007년 개봉한 영화 ‘이장과 군수’(장규성 감독) 이후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복귀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차승원은 영화에 대해 “결핍이 있는 아빠와 아픈 딸이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앞에 코미디 부분이 딜레마였는데,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코미디 연기로 돌아온 차승원이지만 인물 그 자체로 녹아들며 ‘원조 코미디 장인’의 저력을 보였다. 그는 “예전 같이 연기하지 않고, 조금 놓고 거둬냈다. 젊었을 때는 우쭐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부족함이 많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릇도 안 되는 데, 구겨 넣으려 했는데 자꾸 삐걱거리더라. 영화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채우는 함꼐하는 것이다.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철수는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소방관으로 많은 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지만 후유증으로 지적 장애를 앓게 된 인물이다. 자칫 희화화 됐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연기해야 했다. 차승원은 “철수의 레퍼런스가 몇 개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똑같이 하면 안 될 것 같더라. 여러 레퍼런스들을 종합해서 머릿 속에 넣은 다음에 지금의 철수가 됐다. 이상한 코미디는 하지 말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차승원.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람’을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차승원은 메가폰을 잡은 이계벽 감독과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배우 유해진. 차승원과 유해진은 오랜 인연과 예능 프로그램도 함께한 절친이다. 유해진 역시 이계벽 감독의 전작인 ‘럭키’를 통해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차승원은 “유해진 씨와 ‘이계벽 감독 사람 참 괜찮은 것 같아’, ‘참 좋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느끼는 것과 해진 씨가 느끼는 것이 비슷하다. 이계벽 감독은 심성이 곱고 오래 보고 싶었다”고 이계벽 감독에 대한 칭찬을 거듭했다.

영화에는 부녀지간인 철수와 딸 샛별(엄채영 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 차승원 역시 실제 ‘딸 바보’ 아빠다. 이에 “저도 애들이 있다 보니, 제 모습이 없지는 않겠지만 개입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 상황이 그 사람이 나온다. 물론 아주 디테일하게 제 모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성을 발췌해서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자기를 찾아가는 직업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아서 비슷한 캐릭터의 접점을 찾는 순간 그게 진짜 인생작이 된다. 배우가 천의 얼굴이라는 것은 안 믿는다. 사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만큼 많이 다중적으로 갖고 있느냐인데 그것도 제가 찾아야 한다”고 연기관에 대해 덧붙였다.

지난 1988년 모델로 데뷔한 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한 차승원이기에 자신을 찾지 않았을까. “지금 찾고 있다”는 차승원은 “얼마 전에 유재석 씨랑 그런 얘기를 나눴다. 저는 되게 치열할 것 같이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아주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고. 사람들은 제가 눈치를 전혀 안 볼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눈치를 되게 많이 본다. 소심하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차승원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솔직함과 여유로 말했다. “차승원은 코미디 장르에서 흥행한다”는 이야기에 대해 “예전에는 그 말이 싫었는데, 이제는 좋아해주신다면 너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남이 보는 나와 실제의 차이가 있지만, 대중이 보는 저는 유쾌한 사람인 점이 있다. 사실 어두운 면도 있는데.(웃음) 좋아해주신다면 어떻게 돼도 좋다”고 답했다.

“한 때는 이미지에 대해 한정적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너무 감사해요. 그런 것도 제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아닐까요. 배우 차승원, 인간 차승원에 대해 별로라는 것은 못 견디겠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점을 많이 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 열 손가락 안에 속해요. 나름 AB형인데 소심하고 인간 관계가 넓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는 속내를 비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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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