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의원실
제공|지상욱 의원실

[스포츠서울 문지현 기자] 저금리 기조와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운용사 상위 15곳이 출시한 펀드의 절반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부동산펀드 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 잔액은 49조원으로 국내 부동산 펀드 규모를 넘어섰다.

하지만 부동산 펀드 규모 기준 상위 15개 투자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401개 중 48%인 19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부동산펀드 353개 중에선 약 25%인 90여개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총 부동산펀드는 754개로 해외 401개·국내 353개다. 총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89조7000억원이며, 해외와 국내가 각각 49조1000억원, 40조6000억원이다.

운용사들은 해외 부동산펀드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성장 상황에서 규제만 강화하고 있는 국내시장보다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해외 부동산펀드와 인프라펀드 등에 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욱 의원은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해외 부동산펀드가 늘었는데,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이에 집중하면서 제대로 된 실사도 하지 않고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앞으로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외 부동산 투자는 상품 구조상 직접투자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운용사와 판매사, 에이전시 등 여러 주체가 얽혀있어 회수불능 등 문제가 생기면 운용사가 직접 관여하기가 어려운 게 문제”라며 “한국의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가 유럽 국가에 편중돼 있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연쇄적인 금융 위험에 취약한 것은 물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무역 갈등과 국제분쟁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 지역에 집중적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면 해외 환율과 국제분쟁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 당국의 가이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 의원은 “국내 투자사와 운용사에서 해외부동산 펀드 판매 경쟁이 벌어지면서 제대로 된 실사와 정보 확인 없이 깜깜이 투자를 진행한 사례도 있었다”며 “금융 당국이 투자자의 원금 회수가 불가능할 때 생길 수 있는 피해 보상 대책과 투자사의 실사 여부, 허위매물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안전대책망을 마련하라고 금융투자업계에 주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지현기자 mun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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