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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분양해 2012년 입주한 대구시 북구의 칠성동의 ‘칠성휴먼시아’는 지난 9월 ‘휴먼시아’ 브랜드를 떼고 시공 주관사 브랜드인 ‘대구역 서희스타힐스’로 개명해 새롭게 도색했다. 제공 | LH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아파트 네이밍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아파트 이름 짓기에 공들이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인 삼성물산 ‘래미안’, GS건설 ‘자이’, 현대건설 ‘디에이치’에 이어 최근에는 호반건설이 ‘써밋’, 한화건설 ‘포레나’, 대림산업 ‘아크로’ 등 자체적으로 고급 브랜드 네이밍을 지어 차별화를 시켰다.

아파트 분양 시 단지 네이밍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4월 강남구 일원동에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현대건설이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에 숲(Forest)과 중심(Center)을 결합해 지었다. 9월 강남구 삼성동에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는 프랑스어 조사 ‘라(La)’와 탁월함을 나타내는 ‘클래스(Class)’를 조합했다.

잘 지은 단지명은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6월 서울 양천구에 분양한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54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아델리체는 ‘고귀한’이라는 스페인어 아델리오(Adelio)와 ‘귀족’을 뜻하는 독일어 아델(Adel), ‘아끼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체리쉬(Cherish)를 결합한 명칭이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에 대우건설이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203.75대 1, 경기도 부천시에 현대건설이 분양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도 9.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브랜드명의 중요성이 더해지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요청으로 아파트 이름을 개명하는 사례도 속속 늘고 있다.

LH가 분양해 2012년 입주한 대구시 북구의 칠성동의 ‘칠성휴먼시아’의 경우 지난 9월 ‘휴먼시아’ 브랜드를 떼고 시공 주관사 브랜드인 ‘대구역 서희스타힐스’로 개명해 새롭게 도색했다. 경기도 성남시 위례 신도시의 한 임대 아파트 단지 역시 기존의 네이밍을 버리고 완전히 다른 명칭으로 개명하고 외벽 페인트 칠도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 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H 휴먼시아의 경우 자녀들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 거지)’라고 낙인찍혀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며 “값싸고 질 나쁜 임대아파트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명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또 “잘 지은 이름 하나가 분양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기도 한다”며 “성수동하면 ‘트리마제’, 도곡동하면 ‘타워팰리스’가 연상되듯 아파트 이름은 그 지역을 대표하기도 할 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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