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채명석 기자]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개장한 지 5년 만에 발행 총액이 16배로 증가했고, 종목 수도 19배 늘어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잔고 등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TN은 국내외 주식, 채권, 상품, 변동성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해외주식, 선물, 채권, 원자재 등 개인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들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은 2014년 11월 17일 종목 수 10개, 발행총액 4693억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5년 후인 지난 14일 현재 ETN 종목 수는 194개, 발행 총액(지표가치금액)은 7조3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종목 수는 약 19배, 발행 총액은 약 16배가 됐다.

연도별 ETN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4년 2억2000만원에서 올해 234억3000만원으로 약 107배성장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줄고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들어 ETN 시장은 위축세로 돌아섰다. 이달 14일 현재 실제로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을 뜻하는 투자자 보유 잔고는 5971억원으로 전체 발행 총액의 8.09%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ETN 투자자 보유 잔고는 1조302억원에 달했으나 약 1년 새 4331억원(42.04%) 급감했으며,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422억3000만원)에 비해 44.52%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 양매도 ETN 손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코스피 양매도 ETN은 코스피200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경우 이익을 얻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8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을 냈다. 여기에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펀드(DLF) 투자 손실 사태 등을 겪으며 파생상품 자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올해 ETN 시장에서는 금속과 해외 주식 관련 종목 수익률이 높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ETN 수익률 1위 상품은 ‘대신 2X 니켈선물 ETN(H)’로 지난 14일 기준 94.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종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 상장된 니켈 선물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2위는 ‘삼성 레버리지 China A50 선물 ETN(H)’(75.20%), 3위는 ‘TRUE 레버리지 유로스탁스50 ETN(H)’(58.39%)였다. 4위와 5위는 ‘QV 레버리지 S&P500 ETN’(54.81%)과 ‘대신 철광석 선물 ETN(H)(53.98%)’이 었다.

거래소측은 “대내외적 여건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ETN은 원자재 시장과 해외 주식에서 강점이 있고 수익성도 안정적인 편”이라면서, “상품을 다양화하고 ETN에 대한 규제 합리화를 꾸준히 추진해 투자 확산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oricm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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