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방송인 박나래가 대상후보에 오른지 3년 만에 ‘2019 MBC 연예대상’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유재석은 ‘유산슬’로 신인상을 받았다.

29일 오후 ‘2019 MBC 연예대상’이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개최됐다. 전현무, 화사, 피오가 MC를 맡았고 유재석, 박나래, 이영자 등 올 한 해 MBC 예능을 빛낸 최고의 예능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대망의 대상의 주인공은 박나래였다.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박나래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이영자는 박나래에서 트로피를 전달하며 꼭 안아줬다. ‘나혼자산다’ 멤버들도 눈물을 훔쳤고, 유력한 경쟁자였던 박나래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3년째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는 박나래는 유독 올해 활약이 빛났다. 지난 3월 ‘나혼자산다’의 기둥이었던 전현무가 한혜진과 함께 잠정 하차하면서 뜻밖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박나래는 진행과 함께 무지개 회원으로서도 하드캐리하며 프로그램의 정상화를 이끌었다. 또 3월부터 김숙과 함께 ‘구해줘! 홈즈’ MC까지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나래는 “이 상은 제상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사실 너무 받고 싶었다. 나도 사람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너무나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대상 후보에 올랐다. 진짜 받고 싶었는데 이영자 선배님께서 어깨 피고 당당해져라, 유재석 선배님께서 대상은 제가 받았음 좋겠다, 전현무 선배님도 올해엔 꼭 너가 받을 거다, 김구라 김성주 선배님들도 다 괜찮다 해주시더라. 저는 과연 다른 대상후보에게 이렇게 여유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저는 여기에 못미치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함께 후보에 오른 이들에 감사를 표했다.

박나래는 “제가 키가 148cm다. 저는 한번도 제가 높은 곳에, 누군가의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여러분의 바닥에서 위를 우러러보는게 너무 행복했다. 소속사 식구들, ‘나혼자산다’, ‘구해줘 홈즈’에 감사하다. 여러분이 하늘이 됐기 때문에 제가 거기를 날 수 있는 비행기가 될 수 있었다”며 “오늘 눈 안마주치려 했는데 내친구 도연이, 현희 언니, 세형이랑 같이 상을 받아 좋은 거 같다. 내일 술먹자 내가 살게”라며 곁을 지켜준 고마운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박나래는 “저는 착한 사람, 선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예능인 박나래의 행동 하나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항상 선한 웃음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항상 거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어차피 작아서 높이도 못간다”고 멈추지 않는 눈물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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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한번 받기에 더욱 의미깊은 신인상. 라디오 부문에는 ‘김이나의 밤편지’ 김이나와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의 장성규가 받았다. 장성규는 “저는 참 느린 사람이다. 삼수도 했고 29살에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 제게 올한해 너무나 빠른 속도로 사랑을 받아 감개무량하다. 저랑은 어울리지 않은 속도다. 그 빠른 속도에 취하지 않고 제 속도 제 주제에 맞는 속도를 잘 찾아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겠다”고 진지하게 말하다가도 “제가 무시했던 과거의 장성규에세 사과하고 싶다. 성규야 미안하다. 생각보다 너는 괜찮은 친구였다. 너가 나여서 좋다”며 스스로에게 영상편지를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홍현희는 데뷔 12년 만에 생애 첫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홍현희는 눈시울을 붉혔고 박나래 역시 울컥한 모습이었다. 오프닝 무대 의상을 입고 트로피를 받은 홍현희는 “상 받을줄 알았으면 옷 좀 갈아입고 올 걸 그랬다. 드레스를 준비했는데 아쉽다”고 너스레를 떤 뒤 “신랑보다 제가 먼저 받아서 다행이다. 2020년도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참시’ ‘마리텔’ 장성규와 함께 ‘놀면 뭐하니’ 유산슬(유재석)도 데뷔 29년만 첫 신인상을 받았다. 유재석은 “제가 유재석으로 나온건지 유산슬로 나온건지도 헷갈린다. 평생 받을 수 없는 상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성규는 “라디오와 예능 모두에서 신인상을 받은건 최초이지 않나. 최고보다는 최초이길 늘 원했는데 최초의 상황이 만들어져서 기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에는 장도연이, 베스트 팀워크상에는 ‘나혼자산다’ 기안84, 성훈, 이시언, 헨리가 올랐다. ‘같이펀딩’ 장도연은 “다섯계단 올라오는데 13년이 걸렸다”며 울먹이다가 장성규의 영상편지를 따라하며 “장도연, 너 X나 멋있다”고 외쳤고, ‘나혼자산다’네 얼간이도 각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마디씩 남기며 재치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글로벌 트렌드상’ 시상자로 펭수가 등장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펭수는 EBS 연습생 출신의 10세 크리에이터로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독보적인 매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상식답게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참치캔 꽃다발을 들고 등장한 펭수는 “제가 시상식에 초대된 최초의 펭귄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귀여움을 자아냈다. 펭수와 라이벌로 지목되고 있는 유산슬에 경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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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시작은 유산슬이 꾸몄다.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한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과 ‘짜사이’ 조세호는 유산슬 1집 월드투어의 마지막 무대를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시청자가 직접 뽑은 베스트 커플상에는 ‘나혼자산다’ 기안84-헨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헨리는 “형이랑 많은 추억 만들었다. 시청자들과 함께 느껴서 행복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여러분들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상소감을 종이에 써 온 기안84는 “4년이 됐다. 현무 형도 어른들도 많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제일 오래 됐더라. 제가 사람처럼 살게된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나래가 링겔을 두 번 맞았다. 더 가슴 아픈건 현무 형님도 링겔을 맞았다. 그러다 갑자기 인사도 없이 사라지셨다”며 “사람 인생이라는게 답이 없어 재밌는 거 같다. 헨리와는 싸우면서 정이 들어가는 거 같다. 아웅다웅하면서 멤버들과 프로그램이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특히 끝으로 “근데 사내연애는 하지 마셔라”라고 말해 전현무를 당황케 만들었다.

이날 ‘라디오스타’로 우수상을 받은 안영미는 폭풍오열해 눈길을 끌었다. 안영미는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라디오스타’에서 큰 모험해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뭘하든 항상 옆에서 신선처럼 웃어주시는 김국진 선배님, 윤종신 오빠, 그리고 보통사람과는 정말 다른 방법으로 사랑해주시는 김구라 선배님께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제 팬클럽도 너무 사랑하고 소중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저도 선입견이 있어서 방송용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들에 많이 위축하고 방송을 어려워했는데, 저한테 손내밀어 주시고 키워주시고 사람 만들어주신 우리 송은이, 김숙 선배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제겐 어버이 같은 분이다”라며 감동적인 소감과 함께 두 사람을 향해 큰절을 올려 박수를 받았다. 끝으로 “여러분들이 재밌다, 웃기다 댓글 달아주셔서 ‘라디오스타’에 들어갔고 이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댓글의 ‘선한 영향력’ 부탁드리고 싶다”고 의미있는 소감을 덧붙였다.

‘나혼자산다’로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을 받은 화사는 “내 이름이 안불렸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수상이 제 상이라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혼자산다가 만들어주신 상이다. 멘트를 재밌게 하는 것도 아닌데도 언니오빠들이 재밌게 살려주시는 거다. 감사하다. 멤버들, 가족들 너무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 또다른 수상자 유병재는 유쾌한 랩으로 수상소감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시청자들이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에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나혼자산다’가 수상했다. 박나래는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무언가를 다같이 하며 함께 사는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게 우리 프로그램의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이 즐거움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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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를 지켜온 양희은이 라디오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양희은은 “늘 9시반이면 자고 20년간 그렇게 관리를 해왔다”고 운을 떼며 “저희가 받는 편지는 사심없고 진실되기 때문에 가슴으로 쓰는 편지라 얘기한다. 진행자로서의 몫은 크지 않다. 전달만 잘하면 되는게 저희 일이다. 애청자 여러분, 모든 진행자 여러분, PD 작가 여러분들 토대 위에 대표로 이 상을 전해 받은 거다. 삶의 무게 앞에 당당한 여성시대 애청자 여러분들께 이 상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숙과 송은이는 나란히 최우수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구해줘 홈즈’의 김숙이 뮤직&토크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숙은 안영미와 눈이 마주치자 눈물을 흘렸다. 이어 김숙은 “작년에 송은이가 이 상을 받으며 20몇년만에 이 자리에 왔다고 했는데, 제가 25년 만에 처음 시상식에 왔다. 송은이 언니의 마음을 이제 알겠다”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밝혔다.

‘구해줘 홈즈’ ‘같이 펀딩’ 노홍철도 ‘무한도전’ 이후 오랜만에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우수상 트로피를 쥔 노홍철은 “5년 만에 온 연예대상이다. 제 매니저는 당연히 못받을줄 알고 휴가를 간 상태다. 급하게 와서 옷도 크다. 이럴줄 알았으면 면도라도 할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며 “5년전 죽을 죄를 지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죽을 때까지 그 무게를 견디며 살아나가겠다. 좋은날인데 들떠서 사고치는 연예인 없었으면 좋겠다”고 셀프디스를 해 웃음을 안겼다.

이하 ‘2019 MBC 연예대상’ 수상자 및 수상작

▲대상=박나래

▲최우수상=양희은(라디오 부문), 김숙·노홍철(뮤직&토크 부문), 송은이·양세형(버라이어티 부문)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나혼자산다’

▲우수상=산들·옥상달빛(라디오 부문), 안영미·조세호(뮤직&토크 부문), 화사·성훈·유병재(버라이어티 부문)

▲베스트 커플상=기안84·헨리(나혼자산다)

▲올해의 예능인상=이영자·유재석·박나래·김구라·전현무·김성주

▲올해의 작가상=‘구해줘 홈즈’ 정다운 작가

▲인기상=김병현·서장훈·안정환(편애중계)

▲공로상=유영석·김현철·윤상(복면가왕)

▲멀티테이너상=유준상·한혜연

▲글로벌 트렌드상=‘복면가왕’

▲특별상=박현우·정경천·이건우(뮤직&토크), 설민석(버라이어티)

▲베스트상=장도연(베스트 엔터테이너), 기안84·성훈·이시언·헨리(베스트 팀워크)

▲신인상=김이나·장성규(라디오 부문), 홍현희·장성규·유산슬(예능 부문)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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