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중심’ 오재원(35)과 김재환(32)에게 얼마를 줘야 할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오재원과 예비 FA인 김재환의 잔류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두산은 미국에서 개인 훈련 중인 두 사람이 귀국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도 “이달 30일에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그사이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FA 세부 조율만 남은 오재원에 대해서도 “(잔류가)거의 확실하다”며 재동행에 힘을 실었다.
2015년과 2018~2019년 두산의 ‘캡틴’ 역할을 해낸 오재원의 가치는 여러 부분에서 평가할 수 있다. 성적 외에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을 다잡은 공은 두산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시즌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외적인 부분에서 본인이 가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두산은 “팀도 그런 부분을 감안해 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기간’이다. 4년 풀게런티를 포함해 3+1, 2+1 계약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올해로 35세가 된 오재원이 팀 잔류 보장과 금액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가 핵심이다.
성적에선 큰 메리트가 없다. 지난 시즌 오재원의 정규시즌 타율은 0.164로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첫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최악의 성적 여파로 번번이 주전에서 밀려났고 한국시리즈(KS)1, 2차전에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눈여겨 볼 점은 ‘주장’으로서의 가치다. 성적은 내려갔지만, 팀 공헌도는 올라갔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KS 2차전 교체 출전한 오재원은 9회말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쳐 역전 발판을 마련했고, 4차전에서는 데일리 최우수선수 영예까지 안았다. 두산의 6번째 우승에 오재원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한 만큼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시즌 연봉은 5억 5000만 원으로 비슷한 선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김재환의 재계약에도 여러 의견이 따라붙는다. 올시즌 종료 후 ML 재도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지만, 성공 여부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성적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타자 능력을 평가하는 대부분 지표에서 하락세를 탄 탓이다. 2019시즌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 OPS 0.804로 사실상 연봉 인상 요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두산이 김재환을 잡아야 할 확실한 명분은 ‘대체불가 자원’이라는 데에 있다. 2016년부터 4번 타자로 활약해온 김재환을 대신할 거포는 아직 없다. 포스팅 기간 두산이 타자 구성에 애를 먹은 이유다. 김재환이 떠난다면 뒤를 이을 자원이 없기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을 염두에 두고 플랜 B까지 고민했다.
김재환도 구단의 제안에 크게 반하긴 어렵다. 두산은 무모해보였던 그의 ML 도전을 대승적 차원에서 승인해줬고,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도의적으로도 고마운 일이기에 연봉 인상을 일방적으로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시즌 김재환의 연봉은 7억 3000만 원으로 두산 선수단 중 가장 높은 액수였다. 김재환의 상황과 성적을 본다면 삭감은 당연한 수순이나 우승 프리미엄, 붙박이 4번 타자라는 점에서 볼 때 동결 가능성도 있다.
두산은 2020시즌 종료 후 사상 최대 FA 유출을 앞두고 있다. 허경민, 정수빈, 오재일을 포함한 10명의 핵심 자원들이 대거 포함돼 이번 재계약에 지갑을 크게 열 수 없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린 만큼 양측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
1